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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갈릴리로 가라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을 떠나 광야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성막을 지었다. 하나님께서 일일이 재료와 치수와 제작 방법을 이르셨다. 심지어 문양의 크기와 모양, 만드는 사람까지 정해주셨다. 하지만 성막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보아왔던 애굽의 신전은 당시 세상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건물이었다. 거기에 비해 애굽에 재앙을 내리고, 홍해를 갈라 애굽 군대를 멸하신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제사를 드릴 신전을 만드는데 그 모양이나 규모가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이 보기에 말 그대로 애굽 신전의 매표소(?) 정도 수준이었다는 것이다.(김동문 저, '중근동의 눈으로 본 성경')

하나님은 자신이 임재할 성소를 짓는데 높이 벽돌을 쌓지도 않았고, 화려한 기둥을 세우지도 않으셨다. 성소는 어두컴컴하고, 환기가 되지 않아 고약한 냄새로 가득했을 것이다. 화려한 무늬를 수놓은 제사장의 옷을 입은 채, 신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알 듯 모를 듯 주문을 웅얼거리는 애굽 신들의 제사장에게는 신비함이 가득했겠지만, 양을 잡고, 피를 뿌려가며 제사를 드리는 아론과 두 아들의 모습은 신비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제사장은 직접 백성들의 제물을 잡고 각을 뜨고 피를 받아 제단에 뿌렸다.

하나님께서는 높고 화려한 곳에 계시지 않았다. 솔로몬조차 성전을 봉헌하며 자신이 건축한 성전에 크신 하나님께서 거하시겠느냐고 했다. 기독교가 세상의 지탄을 받는 데는 크고 화려하고 많은 것을 추구하는 세속적 종교로 타락한 이유가 가장 크다. 세상의 법을 무시하면서 지은 한국의 사랑의 교회는 결국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고 거짓말을 거듭하며 기독교의 가치를 버린 대가로 세상의 지탄을 받는 표적이 되어 버렸다. 예수님께서는 말구유로 오셨지만, 초대형을 지향하는 교회는 금가루 바르듯 물질을 빚내가며 높고 크고 웅장한 건물을 욕심껏 짓고 하나님이 하셨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의 고난을 통과한 열매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에 자신을 핍박하고 십자가에 못 박은 대제사장 무리와 총독과 로마 군인들을 찾지 않으셨다. 예루살렘 성을 점령하고 모든 권력자를 무릎 꿇게 하고 하나님 아들의 부활을 선포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부활한 아침, 무덤에서 만난 막달라 마리아를 통해 두려움 가운데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갈릴리로 가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이 세상 어떤 신전보다 큰 신전을 짓지 않으셨다. 화려한 헤롯 성전에서 연회를 베풀지 않으시고, 이른 새벽 갈릴리 호숫가에서 제자들을 위해 숯불에 생선을 구우셨다. 갈릴리에서 제자들을 만나고 싶어 하셨고, 갈릴리에서 십자가 고난을 통과한 사랑의 회복과 헌신의 결단을 이루셨다.

큰 건물, 수많은 사람, 바쁘게 돌아가는 프로그램 속에서 우리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생선을 구우며 '내 양을 먹이라'고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고백할 수 없다. 갈릴리는 화려한 곳이 아니다, 부한 곳이 아니다. 갈릴리는 가난하고 아픈 곳이다. 갈릴리는 신음하는 백성이 있는 땅이다. 갈릴리는 패배의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제자들의 고향이었다. 갈릴리는 회복이 필요한 슬픔의 땅이었다.

부활의 소망이 가득한 삶을 사는 우리는 우리의 갈릴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무너질 예루살렘이 아니라 회복의 갈릴리로 가야 한다. 높은 것, 많은 것에 한눈팔다 우리가 세상에서 잃었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십자가 높이 세운 거대한 건물이 아니라, 새벽 찬 바람에 숯불을 지피고 따뜻하게 구운 생선 한 마리로 회복이 되는 영적 회복의 땅을 찾아야 한다.

더 코너 인터내셔널 대표


조항석 목사 / 뉴저지 뿌리깊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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