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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빨래터 미스터리'···서울대 '진품 주장 윤민영 교수 연대 추정 주관적'

윤 교수는 '1948~52년이라 발표 안했다' 부인

박수근(1914∼65)의 유화 ‘빨래터’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 미술시장 호황의 상징처럼 인식돼 왔다. ‘빨래터’가 세운 국내 최고가 낙찰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논란은 이 작품이 진품이라는 서울대 윤민영 교수의 지난 7월 보고서에 대해 서울대측이 “1948∼52년이라는 연대 추정이 주관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본지 13일자 12면·일부 지역> 그러나 윤 교수가 이에 “당시 나는 1948∼52년이라고 발표하지 않았다.

50년대 이전의 재료가 사용됐다고 설명하려던 의도와 달리 성급한 보도가 이어졌다”고 부인함에 따라 사태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윤 교수의 보고서는 주관적”=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 정전가속기연구센터장인 윤 교수는 ㈜서울옥션으로부터 ‘빨래터’에 대한 감정을 의뢰받아 그 결과를 지난 7월 발표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는 서울대 윤 교수와 도쿄예술대학에서 각각 내놓은 과학감정 결과를 토대로 ‘빨래터’를 진품으로 확정지었다.



당시 윤 교수는 기자회견에 나와 “탄소연대 측정 결과 ‘빨래터’는 1948∼52년 사이의 캔버스 및 목재 액자 등으로 제작됐다”고 발표했고, 이를 명시한 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최근 윤 교수의 보고서가 서울대 내에서 문제가 됐다. ▶탄소연대 측정 결과 치고 너무 자세한 범위의 값을 산출해 냈다는 점 ▶윤 교수가 책임 교수의 결재 없이 보고서를 외부에 발표한 점 ▶미술계의 일이라고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사안의 심각성을 연구소서 뒤늦게 인지한 점 등이 이유다.

서울대는 지난달부터 기초과학공동기기원 차원에서 진상 조사에 나섰다. 조사는 윤 교수의 보고서를 놓고 어떻게 그같은 연대가 도출됐는지를 되짚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관계자는 “윤 교수의 연대 추정은 주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가 ‘빨래터’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측정한 값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작품에 사용된 액자와 캔버스 등은 1630년대쯤 죽은 나무에서 나온 걸로 추정된다”고도 덧붙였다.

◆미궁에 빠진 ‘빨래터’=그러나 이 시기 나무를 베어 가옥 등에 사용한 뒤 20세기에 새로 액자로 가공했다는 가설은 성립할 수 있겠지만, 아마(풀)로 짠 캔버스까지 17세기 것이라고 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애초에 측정값부터 오류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윤 교수 보고서에 의혹을 제기해 온 명지대 최명윤 교수(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는 “윤 교수가 측정, 도출한 보고서를 되짚으면 두 가지 연대가 나오는데
하나는 1630년대, 또 다른 하나는 1990년대”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논란이 일자 본인이 배포했던 연대 측정 결과를 부인했다. 그는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나는 1948∼52년이라고 하지 않고 1950년대 이전이라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또한 “측정 결과를 분석하던 중 17세기의 나무라고 할 수 있는 값도 나왔지만 근대기 작품에 맞지 않는 무리한 값이라 여겨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연구소의 보고서로 기자회견을 한 점에 대해서는 “의뢰인이 설명을 요청해 나갔을 뿐”이라고 답했다.

서울대는 조만간 윤 교수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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