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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부모와 격리된 밀입국 아동 실태 공개
'엄마·아빠' 부르면서 우는 소리에 충격
트럼프 행정부 '무관용 정책' 비난 확대
정치인들 뒤늦게 '비인도적' 주장에 나서

"마미(엄마)!" "빠빠(아빠)!"

멕시코 국경을 넘어 밀입국했다가 부모와 강제 격리돼 임시보호소에 수용 중인 아동들의 우는 목소리와 수용 실태를 촬영한 사진들이 공개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에 대한 비난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본지 6월 19일자 a-1면>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텍사스주 토르닐로 인근의 임시보호소에 있는 아동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8분가량의 녹음파일을 18일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한 아동들은 조사관들 앞에서 계속 흐느끼며 부모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보호소를 최근 방문한 한 인사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파일이 CNN방송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녹음파일에 이어 임시보호소의 모습들도 공개됐다. 국경세관보호국(CBP)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아동들이 철망 울타리 속에 갇혀 콘크리트 맨바닥에 얇은 매트리스만을 깔고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에게는 담요 대신 알루미늄 포일이 이불로 지급돼 있었다. 이곳은 화씨 90도가 넘는 사막에 임시로 지어진 것이어서 냉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의문이 들고 있다.

이처럼 수용 아동들의 모습이 조금씩 소개되면서 '무관용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여야 구분이 없어졌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

텍사스 출신의 공화당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이민가족을 격리하지 않도록 하는 긴급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으며, 미치 매코넬(켄터키) 공화당 연방상원 원내대표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와 (상원) 공화당 콘퍼런스의 모든 의원들은 가족이 함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연방하원 원내대표는 샌디에이고의 한 수용시설을 방문한 후 "가족격리는 가슴을 찢어놓는 야만적 처사"라며 "우리나라의 양심에 도전하는 것으로 즉각 바뀌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주지사들도 당적에 관계 없이 비판에 나섰다.

메릴랜드 래리 호건 주지사는 주방위군 소속 헬기와 탑승 인력에 대해 현재 임무 수행 중인 뉴멕시코주 국경지대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했다.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주방위군 병력을 국경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매사추세츠 찰리 베이커 주지사도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라고 이 정책을 비난하면서 주방위군의 헬기를 멕시코 국경에 보내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트럼프와 로라 부시 여사에 이어 전직 영부인 세 명도 비판에 가세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8일 뉴욕에서 열린 한 여성단체 행사에서 "가족 격리는 우리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처럼 당파에 관계 없이 트럼프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관련 부처 장관들은 19일에도 각종 행사와 미디어 인터뷰에서 '무관용 정책'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어 당분간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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