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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의 눈빛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5/26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8/05/25 16:24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기찻길에서

긴 직선의 종말을

어둠이 산모퉁이 도는 바람을 붙잡는다

달려도 끝이 없는 바람의 길

직선으로 잘려진 종이는 뜨거운 다리미 밑에서도

여전히 직선이다 직선은 곡선 속에 있을 때

곡선은 직선 속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고

제 구실을 한다

난간에 앉았다 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비둘기 한쌍

기다림의 눈빛도 둥그렇다

그들의 결실도 당연히 부드러운 타원형이다

바람이 달려와 빠르게 반 토막의 동그라미를 만든다

바다는 아름다운 곡선을 선호한다

물 위에서도 물 밑에서도 밤 새워 피우는 수천 개의 꽃무리

파도를 사랑하는 갈매기의 삶도 둥글게 일려오고 밀려가고

직선 뒤에 따르는 그림자의 눈물 같은

젖은 땅이 그리운 빗방울

둥근 원 속에 가둬진 나의 희미한 시어들 밖으로

어둠과 대면하는 첫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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