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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조건에 의지하지 않는 삶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6/05 종교 18면 기사입력 2018/06/04 21:47

2차 세계대전 말, 나치 포로수용소를 해방한 연합국은 그들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SNS, Internet 등이 발달하지 않은 상황이라 독일 포로수용소에서 유대인을 강제 노동이나 학대한다는 것을 말로는 들어보았지만 막상 뼈만 남고 걸을 기력도 거의 없는 유태인들을 눈으로 확인한 연합군은 산지옥을 보았다.

수용소에서 지낸 유대인들은 편안한 침대와 따뜻한 음식, 샤워, 휴식 등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그들만큼 자유를 그리워한 집단이 있을까? 연합국 군인들은 "이제 독일은 패배했고, 당신들은 이제 자유의 몸이니 어디든지 갈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수용소의 유대인들은 어느 누구도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한 군인이 그들 앞에 가서 명령조로 구호를 왜 쳤다. "다들 옷을 가지고 막사 앞에서 집합! 차렷, 집을 향해 각자 도보로 출발!" 이때야 비로소 이들은 자신들이 자유의 몸이 된 것을 알고 소지품을 챙겨 수용소 캠프를 떠났다고 한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우리의 주변 상황과 환경에 따라 '조건' 지워진다. 환경, 특히 주변 사람의 사고와 행동, 혹은 그 특정 상황에 있어서의 가치관, 예를 들어 한 집안 혹은 집단에서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등에 따라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지대하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있어서 어떤 사람의 행동이 본인은 자연스럽게 생각하나 이 행동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치 캠프에서 유대인 생체 실험 혹은 고문을 담당한 독일 군인들의 태반이 가정에서는 훌륭한 남편, 훌륭한 아버지였다. 아내와 자식들은 그들의 남편과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가를 나중에 알고 경악했다고 한다. 2차 대전 때 난징에서 중국 민간인의 목을 베는 등의 반 인류범죄를 주저 없이 한 일본 군인들도 아마 평범한 일본 청년들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참으로 주변 환경에 조건지워지기에, 이 조건지워진 우리 행동이 우리를 구속케 하고 고통으로 인도한다.

알코올 중독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절대로 자기는 커서 부모와 같이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성장하나, 실지 그들이 성장해서 알코올 중독이 되는 확률은 정상인이 알코올 중독으로 되는 확률보다 4배가 높다고 한다. 폭력 가정에서 아이들이 공포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는 커서 아버지와 같이 폭력을 자녀들에게 쓰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며 성장하나, 실지 그들이 성장을 하면 자기 아버지와 같이 자녀를 폭력으로 대하는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또한 통계적 사실이다. 이는 다름 아닌 사람이 의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이성적 사고, 판단에 영향을 받기보다 주어진 환경으로부터 온몸으로 무의식으로 학습되는 것이다.

열반에 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그 정의 중의 하나는 "무조건적(unconditioned)" 즉, 조건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위가 높아져서 혹은 자식이 잘 되어서 행복해진다 등의 외부 조건으로부터 마음이 독립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 절대자에 대한 많은 철학적 정의가 있지만, 대표적인 정의가 바로 바로 조건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는 '자존자'라는 것이다. 이 같은 본질을 철학에서 'substance'라고 표현한다.

왜 불교를 비롯한 많은 종교에서 명상이 주된 수행이 될까? 명상이 열반 혹은 하나님, 즉 조건을 벗어난 절대자로 향하는 최고의 방법이며, 또한 가장 기본적인 수행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10분, 15분이라도 좌선, 명상을 함으로써 우리 마음이 외부 조건을 떠나 참 자유를 얻는 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좌선 명상을 통해 마음이 맑아지고 밝아지면 열반과 하나님 나라는 바로 이 순간, 이 장소에서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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