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과 믿음] 고난의 의미

원불교 훈련원 중에 한국 신도안 근처에 삼동원이란 곳이 있다. 수년 전 두 그루의 소나무를 기증받았는데, 그 중 한 그루는 희귀종이라 소나무가 고사하지 않도록 교무들(원불교 성직자)이 온갖 정성을 다하였고, 다른 소나무는 한국 야산에 있는 흔한 소나무라서 그냥 자연 그대로 살게 두었다.

교무들은 희귀 소나무의 영양공급을 위해 링거를 나무에 정기적으로 투여했고, 적절한 양의 수분과 거름을 주변에 주는 등 온갖 공을 다 들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특별한 관리를 받은 그 희귀 소나무는 몇 년 뒤 죽게 되었고, 야생에 그대로 둔 소나무는 건강히 현재까지 잘 자라고 있다. 필자는 나무에 관해 전문 지식이 없지만 이 이야기가 우리 인생에 큰 교훈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무들도 여름과 겨울이 있기에 건강하게 자라고, 한 가정에서도 엄부와 자모가 있어 역할 분담이 되어야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다. 낮에 왕성하게 활동하고 밤에 잘 쉬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피하고 사람들은 고통은 피하고, 행복만 원한다. 어떻게 보면 낮만 원하고 밤을 피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데, 원불교 3대 종법사였던 대산 종사는 "식물은 봄과 여름에 크는 것 같지만 사실 겨울에 성장한다."고 했다. 늦가을 나뭇잎을 다 떨궈내고 뿌리에 그 기운을 응축하기에 그 기운으로 나무가 그 다음 해에 성장한다는 말이다.



필자가 중학교 때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서 시험 안보고 그냥 공부만 하고 학교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스스로 공부만 하고, 이를 검증해줄 시험이 없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자원해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될까.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때 중력을 역행하는 무게를 들어 올릴 때 우리 근육이 강해지듯, 역경은 우리 정신과 마음을 강하게 만든다.

고난과 역경을 맞을 때 이 순간이 하루라도 빨리 가버렸으면 하고 생각하나 역경은 오히려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고통이 닥칠 때 그 의미와 교훈을 잘 알고 활용하면 항해하는 돛배에 바람이 방해가 아닌 에너지원이 되듯 역경이 오히려 소중한 기회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경은 감사와 평온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한약이 입에 쓰고, 운동하는 것이 항상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와 가치를 알기에 사람들은 쓴 한약을 복용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는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 함에 하늘에서 먼저 시험해보는 이치가 있나니, 보통 사람도 하루 인부만 부리고 일 년 머슴만 두려 하여도 그 자격과 신용을 먼저 보거든 하물며 천하 대사를 맡기는 데 있어서리요. 그러므로, 큰 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먼저 마땅히 이 시험에 잘 통과하도록 조심하여야 하나니라." 라고 설파했다.

한 사람이 여쭙기를 "사람이 만일 지극한 마음으로 수도하면 정업이라도 가히 면 할 수 있겠나이 하니, 대종사께서는 "이미 정한 업은 졸연히 면하기 어려우나 점진적으로 면해 가는 길이 없지 아니하나니, 공부하는 사람이 능히 육도사생의 변화되는 이치를 알아서 악한 업은 짓지 아니하고, 날로 선업을 지은즉 악도는 스스로 멀어지고 선도는 점점 가까워 질 것이며, 혹 악한 인연이 있어서 나에게 향하여 옛 빚을 갚는다 하여도 나는 도심으로 상대하여 다시 보복할 생각을 아니한즉 그 업이 자연 쉬어질 것이며, 악과를 받을 때에도 마음 가운데 항상 죄업이 돈공한 자성을 반조하면서 옛 빚을 청산하는 생각으로 모든 업연을 풀어 간다면 그러한 심경에는 천만 죄고가 화로에 눈 녹듯 할 것이니"라 고 말씀하셨다.

우리 인생의 고통은 그것이 나의 과거 업에서 올 수도 있고, 진리가 나를 더 크게 사용하기 위한 시험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이 어떠하건 우리가 '깨어 있어서' 시험 보는 학생들이 미리 공부로 준비하듯, 고통을 나의 과거의 빚을 갚는 심경으로 또는 시험을 잘 극복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고통은 냄새나는 거름이 나무를 성장시키듯, 우리를 성장시키고 더 큰 성공으로 이끈다. 장미에게는 꽃과 가시가 함께 있다. 이것이 우리 인생이며, 피할 수 없는 진리다.


유도성/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