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날씨 주문
날씨가 너무 더우니 시원한 바람을 보내 주세요매일 90도가 넘어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어요
12월에 배달될 눈을 금년은 일찍 8월에 출고해 주세요
비를 보내 주세요. 홍수 지역의 물을 이쪽으로 끌어다 주세요.
왜 주문하지 않은 ‘이사이아스’는 느닷없이 보내
나무뿌리를 뽑고 전기를 끊게 했어요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원하는 날씨를 빨리 보내 주세요. 웃돈이라도 드릴 테니.
(누구에게 부탁하는 거요. 일기예보 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날씨를 다스리는
신에게 부탁하는 건가요. 지구 상수십억 인구의 일기 주문을 어떻게 다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순서가 있으니 기다리세요. 뉴욕 일원의 눈 주문은 12월이나 내년 1월에 배달하지요.
시원한 바람은 10월에 보내겠습니다. 비는 중국, 일본, 한반도를 거쳐 곧 그곳으로 보낼 테니
아껴 쓰고 남으면 물을 잘 저장하세요. 주문은 폭주하는데 사람들이 지구를 마구 훼손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요. 원료가 제대로 공급이 안 되고 손이 달려 주문량을 제때 공급할 수 없음을
사과드립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주문한 날씨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최복림 / 시인·롱아일랜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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