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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미노…프랑스 대선 극우 르펜 급부상

르펜 "나도 당선 가능성 커져"
올랑드 대통령 지지율 4%로
쥐페.발스 등 유력 후보 없어

'유럽 포퓰리스트(대중 영합주의자)의 아메리칸 드림.'(프랑스 르몽드)

'트럼프 메시지가 유럽에 퍼지다…프랑스가 다음 도미노일 수 있다.'(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이후 유럽 언론의 반응이다. 유럽에서 기성 정치에 분노한 민심이 포퓰리스트 정당에 대한 지지 흐름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건 2010년 대다. 아직 본류라고 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정치 엘리트의 예상과 달리 영국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나고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는 "과거라면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일이 가능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더욱이 12월부터 중요한 선거들이 줄줄이 있다. 특히 내년엔 유럽의 양대 기관차인 프랑스와 독일도 선거 국면이다. 유럽에선 극우정당이 오래 전 뿌리를 내린 프랑스를 가장 주목한다.



◆"트럼프가 오늘이라면 프랑스가 내일"=전통적으로 대선은 사회당.공화당(전신 포함)의 양강 구도였다. 2002년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이 2인이 겨루는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고 하나 당시엔 후보가 15명이나 난립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번에 달라졌다. 공화당에선 알랭 쥐페(71) 전 총리가 니콜라 사르코지(61) 전 대통령을 앞서나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당이 일찌감치 무너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도가 4%로 추락하면서다. 대타로 마뉘엘 발스 총리가 거론되지만 인기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올랑드 키드'로 불리던 39살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무소속으로 뛴다고 하나 역부족이다. 그 공백을 파고든 게 장-마리 르펜의 딸인 FN 대표 마린 르펜(48)이다.

미 대선 이전 유력한 시나리오는 그래도 "공화당 후보인 쥐페와 르펜이 결선투표를 치러 결국 쥐페가 당선된다"는 것이었다. 사회당.공화당 지지자들이 1차 투표에선 각자 정당에 투표하지만, 결선투표에 FN이 진출할 경우 이에 맞서 공화당(또는 사회당)에 표를 몰아주는 성향을 보여와서다. 이른바 '공화국 전선'이다. 2002년 대선 결선투표 때 장-마리 르펜이 1차 투표 때 16.9%였는데 결선투표에서도 17.8%였을 뿐이다. 지난해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FN 후보들이 1차 투표에서 40%를 넘나드는 득표를 했으나 결국 고배를 마신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에도 "르펜이 '마(魔)의 30%대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들 예상했다.

그러나 미 대선 이후엔 "프랑스와 미국은 쌍둥이와 같다. 미국에서 가능한 것은 프랑스에서도 가능하다"(도미니크 드 빌팽 전 총리), "브렉시트 이후 이성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르펜이 이길 수 있다"(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미.영에서의 경험 탓에 기존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게 됐다. 또 미.영 유권자들이 그랬듯 혹은 미.영 유권자들에 고무돼 프랑스 유권자들도 FN을 찍는데 덜 주저하게 될 수도 있다.

르펜 자신이 그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차있다. 그는 13일 B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나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전에 불가능해 보였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FN에선 '쥐페=힐러리 클린턴'이라고 여긴다. 1976년부터 정치권에 있었던 대표적 기성 정치인이란 것이다.

물론 트럼프가 주류 정당(공화당)의 후보인데 비해 르펜은 주변 정당의 후보여서 가용 자원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프랑스의 정치 엘리트들이 긴장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유럽에선 "프랑스마저도 유럽 회의론자에게 넘어가면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을 능가하는 재앙"이라고 본다. 유럽의 두 축 중 하나가 무너지는 셈이어서다.

◆유럽 곳곳서 극우정당들 기세=이탈리아.오스트리아.네덜란드에서도 극우정당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게 독일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한 명이 남았다"라고 썼다. 바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메르켈 총리는 여느 정상들과 달리 트럼프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인간의 존엄성 등 가치를 함께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그 역시 11년 간 집권한 피로감에 시달린다. 난민 사태로 적지 않은 타격도 입었다. 그래서 그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에서 출마, 4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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