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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력 위축, EU는 통합이 숙제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03/30 미주판 5면 기사입력 2017/03/29 17:26

2년간 험난한 이혼…브렉시트 협상 개시
메이, 탈퇴 서한 유럽이사회에 전달
독·일 기업 일부 영국 떠날 조짐
"7~8년간 GDP 7.5% 줄어들 수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에서 도날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에게 보낼 EU 탈퇴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  [AP]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에서 도날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에게 보낼 EU 탈퇴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 [AP]

"회원국 사정 따라 시장·정치적 통합"
EU 27개국 정상, 느슨한 추진 합의


올해 환갑이 된 유럽연합(EU)이 29일(현지시간) 이혼 협상에 착수했다. 28개 회원국 중 하나인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날 오후 1시20분 탈퇴 의사를 담은 서한을 EU 주재 대사를 통해 브뤼셀의 도날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에게 공식 전달하면서다.

메이 총리는 서한을 통해 "EU에서 탈퇴하지만 EU와의 안보 협력은 강화하겠다"며 "EU 시민들이 영국에 입국할 권리를 즉각 제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회 연설에선 "영국인의 가치와 이익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U 탈퇴 규정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영국은 2019년 3월 29일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모든 회원국이 동의하면 연장이 가능하다. EU 탈퇴 조항의 틀을 잡았던 존 커 전 EU 주재 영국대사는 "2년 내 협상이 끝날 가능성은 50% 미만이고 10년 정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양측은 상품.자본.인력의 이동과 국방.국경 등 전 분야에서 새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EU 측은 2014~2020년 EU 예산계획 확정 당시 영국이 내기로 약속했던 분담금을 포함해 '이혼합의금'으로 600억 유로(약 72조원)를 요구 중이다. 하지만 영국은 협상 결렬 땐 조약 자체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한 푼도 내지 않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영국에 고난의 길 될 가능성=당장 외자 유출이 우려된다. 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이 "EU와의 협상에서 각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영국 총리실에 전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일본 기업들은 영국에서 14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독일 상무부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 투자 중인 독일 기업 10곳 중 한 곳은 브렉시트 후 투자처를 다른 국가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으로 중산층 이하의 삶은 팍팍해질 조짐이다. 지난 2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3% 올라 2013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은 식료품의 50%, 특히 농산물의 70%를 EU 등으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에 관세가 붙으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영국 헤지펀드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알베르토 갤로 매니저는 CNBC방송에 나와 "브렉시트 여파로 7~8년 동안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7.5%가량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U "통합 속도 조절로 해체 막겠다"=영국을 잃은 EU의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회원국들의 형편에 맞게 속도를 달리하는 통합을 진행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EU 탄생의 모태가 된 '로마조약' 서명 60주년을 맞아 지난 25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다.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정상 네 명이 앞선 지난 6일 프랑스에서 '다중 속도(Multi-speed) 유럽 방안'에 합의했다. 리스본 조약 20조는 EU 회원국 9곳 이상이 모여 유로존을 넘어 정치적 동맹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머지 회원국들은 느슨하게 EU에 참여할 수 있다. FT는 "주변부 회원국들은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는 속하지만 반드시 유로화를 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EU 내 이동의 자유도 핵심 협력체 국가들은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하지만 주변부 나라들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각국의 정치적 상황도 고려한 것이다. 우선 4~5월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되면 EU 해체는 불가피하다.

폴란드 등 동유럽 정부가 추동하는 국수주의도 골칫거리다. 적대적인 러시아와 터키에 대응하려면 EU가 뭉쳐야 하고, 전후 미국이 맡아온 '세계의 경찰' 역할을 축소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상대해야 한다.

영국 없는 EU의 지속 여부는 프랑스의 친EU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선 연임에 성공해 '프랑코-저먼 연대'로 중심을 잡으면서 다층적 EU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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