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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트럼프에 맞서…메르켈, 유럽통합 작전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06/05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7/06/04 18:58

채무국 빚 안을까 주저하던 메르켈
'EU 스타' 마크롱과 최근 의기투합
9월 총선 뒤 안보.경제 통합 나설 듯

3일 LA 시청 앞에서 열린 '진실을 위한 행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피노키오처럼 묘사한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을 요청한 이날 시위는 LA와 뉴욕.워싱턴 등 135개 이상 도시에서 열렸다.[UPI=연합뉴스]

3일 LA 시청 앞에서 열린 '진실을 위한 행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피노키오처럼 묘사한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을 요청한 이날 시위는 LA와 뉴욕.워싱턴 등 135개 이상 도시에서 열렸다.[UPI=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EU의 보다 완전한 통합을 위해 숨 가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고 국제무대에서 EU에 비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면서 영.미와 유럽 간의 범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 같은 상황에 '유럽 통합 작전'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전략이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EU의 성격이 달라지고 서방의 정치 역학 구도가 일거에 바뀔 전망이다.

독일의 권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지난달 28일자에서 "메르켈 총리가 유럽 통합을 위한 비밀 계획을 준비했다"며 "메르켈 총리가 오는 9월 총선 이후 유럽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 구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의 추가 통합 구상의 핵심축은 군사와 경제 부문 두 가지다. 군사 부문에서 독일군과 다른 EU 국가 군대 일부의 병합을 추진하고 경제 부문에선 EU의 공동 예산과 재무장관직 신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중도우파 실용주의자인 메르켈은 지금까지 EU 통합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유로존의 경제 통합에는 극단적 신중론을 폈다. 통합 과정에서 자칫 채무국의 부채를 독일이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통합의 한 가지 방안으로 논의돼 온 유로본드(유로존 공동 채권)의 발행안에 대해 메르켈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 된다"며 반대했을 정도다.

그랬던 메르켈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EU의 스타'로 떠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등장이 전기를 마련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15일 만나자마자 EU 공동 예산 및 재무장관직을 신설하기 위한 중기 로드맵 마련에 합의했다. 두 정상 모두 '보다 강력하게 결속된 EU'에 공감한 것이다. EU 공동 예산은 유로본드와 달리 채권국이 채무국의 부채를 떠안을 위험을 차단하면서 채무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EU 조약을 근본적으로 개정하는 유로존의 대개혁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독일은 이런 개혁에 부정적이었으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 뒤 "유로존 안정을 위해서라면 조약 개정도 가능하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독일은 개정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군사 분야의 통합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2013년부터 EU 각국 소규모 부대들과 자국 군의 통합을 추진해온 메르켈 총리는 향후 국방 통합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EU 군사 통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EU가 공동으로 보유.운용하는 EU군 창설이다. 그동안 EU군 창설에 완강히 반대해왔던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실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네덜란드 2개 여단을 독일 육군 사단과 통합한 데 이어 올해 2월엔 루마니아와 체코 육군이 각각 1개 여단을 독일 육군 1개 사단과 통합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독일과 체코 루마니아가 EU군 창설을 향해 크게 한 걸음 내딛었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더 단단한 유럽 통합 계기 될 듯=전문가들은 브렉시트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독단적인 외교 행보로 유럽이 더 단단한 통합으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의 페데리가 빈디 선임연구원은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은 소련.러시아와 맞서기 위해 유럽을 자신들의 통제 하에 뒀다. 이는 유럽 측에서도 국방 부담을 덜 수 있어 이익이었다"며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지향점이 달라진 현재 EU는 처음으로 완전히 자유롭게 유럽의 미래를 꾸려나갈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벨기에 소재 씽크탱크 EU러시아센터의 프레이저 캐머런 이사의 말은 더욱 직설적이다. 그는 "이것이 EU의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 유럽인들이 보다 강한 유럽을 만들지 못하면 그들은 21세기 국제 무대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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