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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시애틀의 한진해운

Y.S?-오래전이라 어느 대통령인지 확실치 않다. 당시 시애틀에 한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시애틀 최고층 콜럼비아 센터 76층에서 행사를 가졌다.

장소를 그곳으로 정한 이유는 빌딩 밑으로 시애틀 한진 해운 터미널이 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한진 해운은 한국의 자랑이었다.

시애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시애틀 46번 부두의 커다란 한진 해운 터미널을 지날 때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한진 컨테이너, 퓨젯사운드 바다를 지나는 한진 해운 선박들을 볼 때마다 경제 선진국 한국의 국력을 실감하고 자부심을 가졌다.

한국에서 물품을 수입할 경우 한진 해운 선박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우리 일상생활에도 친밀감을 주었다. 그 자랑스러운 한진 해운이 하루아침에 부끄럽게 되어버렸다.



시애틀 언론들도 지난 8월31일 한진 해운이 뱅크럽시를 한 후 연일 한진 해운 터미널 사진과 함께 선적 화물 출하를 못하고, 선박이 시애틀 항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였다. 더구나 시애틀 본사 아마존을 비롯해 수많은 화물주들의 물량 운송 차질을 크게 염려하고 있었다.

한진 해운 선박 145척 가운데 비정상 운항 중인 선박이 85척에 달할 정도로 돈을 못 내서 배가 못 들어오고 압류당하고 있어 한류바람에 역풍인 한국의 국제적인 망신이 되고 있다.

세계 7위, 한국 1위 국적 선사라고 자랑하던 한진 해운이 어떻게 이렇게 추락했나? 미 언론에서는 전 세계의 다른 해운 회사들도 최근 수년 동안 무역 감소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본국지를 보니 기가 막혔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작고한 남편의 친형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2014년 경영권을 넘겨주기 직전까지 한진해운을 경영했는데 부실경영으로 부채가 10배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회사가 위기에 직면하자 그녀는 회사지분을 조회장에게 넘기고 지난 4월 갖고 있던 주식까지 처분해 완전히 손을 뗐다. 그러고도 연봉과 퇴직금으로 97억원을 챙겼고 알짜 계열사를 가져가 만든 유수홀딩스 회장에 취임했다.

한진 해운을 그렇게 만든 그녀가 국내 최대 고급 요트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분노케 한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산다는 한국적인 기업가 정신의 수치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한진이 괘씸죄에 걸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본국정부의 안이한 대책으로 결국 한진 해운은 파산했고 세계적인 물류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충격이 크게 번지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합동 대책반을 만들고 한진그룹 조회장은 긴급 자금 1000억원을 내놓고 회사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진 사태가 아무쪼록 하루빨리 해결되기 바란다.

한진해운은 1979년 시애틀에 처음 터미널을 다른 선사와 함께 사용하기 시작한 후 1994년부터는 터미널 46번 주 고객일 정도로 시애틀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과 한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 했다.

사태 수습이 늦을수록 아마존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식품을 수출입 하는 수많은 업체들도 피해를 입고 한국 이미지에 먹칠을 하며 우리들의 안방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한국을 수송업으로 일으켜 세우겠다는 ‘수송보국’ 모토를 가진 한진 해운이 먼저 스스로 일어나고 정부도 협력해 일으켜 세워줄 때 또다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우리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하루속히 시애틀 한진 터미널이 자랑스러운 한국의 상징으로 우뚝 일어나길 바란다.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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