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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이민 발길 '뚝'...한인 인구 '스톱'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2/06/28 10:53

새 이민법 시행이 미칠 영향 분석

오늘부터 연방정부 새 이민법이 실행된다.
법에 따른 시행세칙이 파격적으로 완화되지 않는 한 한국으로부터의 독립이민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주정부 프로그램이 별도로 있다고 하지만 세발의 피다.
이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중부나 대서양주로 몰릴 형편이다.
따라서 밴쿠버, 캘거리 등 서부캐나다의 주요 한인사회는 인구성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독립이민 이제 옛날 얘기=새 점수제를 고스란히 적용할 때 한국에서는 연방 독립이민 프로그램으로 이민 갈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한국의 이주공사 관계자들의 말이다.
과거 같으면 60점 합격에 36점을 직업에서 얻어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던 신청자가 이제는 75점의 65점도 맞기 힘들게 됐다.
직업 가산점이 없어진 대신 언어, 학력, 캐나다 경험 등의 점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머지 점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영어 만점은 기본에다 불어까지 보통은 해야 한다.
아니면 최소 2년을 투자해 대학원 석사를 따거나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야 하며 그리고도 이민 전에 캐나다 회사에 일자리를 얻어 놓는 게 필수다.

하지만 이 모두가 한국 실정에 비춰 볼 때 현실감이 없다.
신세계 이주공사 유연희 이사는 "지금까지 받는 수백명 신청자 중 새 규정에 합격할 수 있는 사람을 한 두 명 봤다"고 말했다.

기존 신청자 중 일부가 구법에 적용된다고 하나 지금과 같은 처리 속도로는 큰 기대를 걸 수가 없다.
새 규정에 따르면 작년 12월 17일 이전 접수자 중 내년 3월 31일까지 인터뷰 면제 또는 날짜 통지를 받은 사람에 한해 신청 당시 규정을 적용 받는데, 주한 캐나다 대사관은 이제서야 2000년 10월 접수자들을 처리하고 있다.
그것도 6, 7월 두달간은 인터뷰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게 대사관측 발표다.

게다가 2001년 2월까지의 신청자 중 상당수가 당초 8개월 대기를 36개월로 고친 편지를 다시 받고 있어 대사관이 그 이후 접수한 사람들의 서류를 들쳐보기까지가 얼마나 요원할 지 짐작된다.

▽70% 빠진 한인 인구= IMF 이후 도피형 이민이 쇄도함에 따라 작년까지 한국으로부터의 이민은 또 하나의 전성기를 맞았었다.
1999년 2,079명, 2000년 2,122명, 2001년 2,808명(BC주 통계청)이 BC주에 정착했고 1999년 502명, 2000년 641명(앨버타 통계청)이 앨버타주에 정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색한 정부 통계로만 봐도 과거 3년간 BC주에 6천명 이상이 새로 들어온 셈이다.
이대로 간다면 10년 안에 토론토 한인사회 수준에 육박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독립이민이 빠진 현재 이 같은 계산은 무의미하다.
과거 3년간 한인인구 유입을 견인한 것이 바로 이 부문의 신규 이민자들이었다.
전체 가운데 독립이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51.5%, 2000년 52.3%에서 지난해 69%로 껑충 뛰었으며 새 법이 나오지만 않았어도 올해는 70%을 넘었을 것이라는 게 한국 업계쪽 설명이다.

해마다 비슷한 유입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이민의 퍼센트가 높아져 왔다는 것은 결국 이들의 이민 길이 막힐 앞으로는 그 만큼 적은 수가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나머지 30%(600명 정도)로는 역이민이나 다른 주로의 이주를 상쇄하기도 버겁다.
새 규정이 크게 뒤바뀌지 않는 한 밴쿠버 한인사회의 인구성장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할 공산이 크다.

▽변수는 없나?=일부에서는 예상되는 몇 가지 상황에 희망을 걸기도 한다.
우선 정부가 독립이민의 문턱을 마냥 높게 쌓을 수만은 없다는 견해다.
이민부는 장래에 전체 인구의 1%(30만명)를 매년 받는 것을 목표로 올해 21만-23만5천명의 유입 계획을 세웠다.
그 중 18만7천-20만4천명을 이민으로 받는다.
그런데 과거 수년간 독립이민이 캐나다 전체 이민의 60% 가량을 차지해 왔기에 정부도 이 쪽이 막히는 것을 원치 않을 게 분명하다.
더구나 세계는 지금 숙련 기술인력의 유치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캐나다도 향후 70%를 해외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독립이민을 뺀 이민정책은 있을 수 없다.

드니 코데르 장관도 최근 새 규정의 강화가 이민자 수를 줄이기보다는 적체된 신청자를 해소할만한 행정예산이 부족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몰린 30만명만 털어내고 나면 합격점을 70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커트라인을 좀 낮춘다고 해서 한국의 신청자들에게 크게 유리해 지는 것은 아니다.
새 점수제가 직업보다는 언어, 교육, 적응도 등 정착을 위한 기초소양을 강조한 이상 일한 경력만 믿고 이민을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게는 근본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부족한 5-7점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을 가거나 영어 실력을 만점에 가깝게 키우는 노력을 과연 얼마가 할 지 의문이다.

게다가 과거 영.불 식민지를 경험한 아프리카.카리브 연안 국가들이나 중국, 인도처럼 이민이 생존과 등가되는 나라에서 별 어려움 없이 이민 쿼터를 채울 수 있다면 새 이민법은 더욱 공고해 질 것이고 결국 영어 못하고 준비할 마음도 크게 없는 한국인들만이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주정부 프로그램(PNP)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그 중 독립이민 부문에서 올해 총 4천명 정도를 이런 방식으로 받아 들인다.
연방이 막힌 상황에서 하나의 자구책이 될 수 있으나 2000년 총 11만8천명이 연방 프로그램을 통해 들어온 것에 비하면 2%에 불과하다.
또 4천명 수용 계획 중 3천명이 마니토바와 뉴펀들랜드주에 몰려 있다.
BC와 알버타주의 프로그램은 그 중 까다로워 한해 200명 정도가 고작이다.

아울러 최근 코데르 장관이 낙후된 주로 가겠다고 사인하는 신청자에 한해 가산점을 줄 수 있다는 발언에 한국 쪽에서 어느 정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인권 침해 논란, 감시.제재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프로그램 실현에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만약 프로그램이 채택된다고 해도 이를 통해 들어온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수가 약속된 체류기간을 끝낸 후 서부로 재이주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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