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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파워]1.5세대 한의사 김치성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8/05/13 09:15

“한방 치료도 보험 적용 됩니다!”
한방, 양방 우월성 겨룰 게 아니라, 최상의 치료효과 보는 게 중요
의사란 돈이나 명예를 쫓기보단 병을 낫게 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직업


2세 한의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BC 주 정부 한의사협회 (CTCMA)에 정식 등록된 한의사 침구사 한약사는 모두 1천여 명을 훌쩍 넘어서지만, 출신 국가에 따른 정확한 통계는 잡힌 적이 없다.


이들 중 80% 이상이 침구사이며, 다시 어느 나라 어느 대학에서 공부했느냐에 따라 7,8개가 넘는 사립 관련 단체가 존재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서울에서 김 서방 찾듯’ 현재 개업중인 각 한의원에 물어 물어 마침내 김치성(에릭 김)씨를 찾았다.
그는 한인 2세로서는 유일한 최연소 한의사다.


“ 여러 어르신들이 계신데, 제가 나서서 한의학에 대해 말한다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제 뜻과는 달리 오해를 사거나 한의학 관련 단체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키가 훤칠하게 크고 호남형인 김치성씨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올해 겨우 27세. 또래 젊은이들 같으면 철철 넘치는 끼와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세상에 대해 인정사정 없이 이분법적 비판의 칼날을 세우련만 … 그는 예의 바르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


-마음 편히 가지세요. 그저 기초적인 사실 확인 작업부터 할까요? 지금 어떤 타이틀을 가지고 계세요? 한의사, 침구사, 한약사 등등 구별이 어려워서 말이죠.

“아, 네. 저는 한의사(TCMP)입니다.
한의사란 침술과 한약 처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합니다.
한의대 과정 4년을 마치고 주 정부 시험을 통과하면 됩니다.


이와는 달리, 침구사(Acupuncturist)는 침술만 가능하고 한약 처방은 할 수 없는 자격, 그리고 한약사(TCM Herbalist)는 반대로 한약 처방은 가능하지만 침술은 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3년제 과정을 동시에 이수할 수도 있어요.

저는 이 두 과정을 동시에 이수하고 나서 1년을 더 공부하여 한의사 자격을 딴 다음, 다시 고급한의사(DTCM) 과정, 5년차를 거쳤습니다.
내년 3월, 한의학 박사 시험(Doctor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그럼 아직까지 시험 공부하는 수험생이신가요?

“아니,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학생은 아닙니다.
현재 세 곳의 Wellness Centre에서 한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침구사 한약사 물리치료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진료하는 추세입니다.
저는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서 이러한 센터를 돌며 파트타임 한의사로 활동하는 중이죠.”

-한방 치료라면, 침 놓고 탕약 주는 것만 상상했었는데, 물리치료사(Physiotherapist)와도 협력하는군요. 한방 치료의 범위에 대해서 좀더 설명해 주시죠.

“한의사가 침 놓고 약 처방 하는 것,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가 아니죠. 예를 들어 카이로 마사지(Chiropractic Service) 는 한의사들이 많이 시행하는 요법인데, 라틴어로 ‘손’을 뜻하는 Chiro에서 나온 말입니다.


중국어로는 ‘추나(Tuina)’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손을 이용한 지압 마사지를 말하죠. 이외에도 한방 치료 범위는 물리치료(Physiotherapy Service) 안마(Massage Therapy Service) 자연요법(Naturopathy Service) 등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데 (제 무식의 소치로서) 어쩐지 한방 치료는 통증치료, 대체의학, 민간요법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교통사고가 났다든가 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한의원을 찾진 않잖아요?

“한의원을 찾는 환자 중 거의 80% 이상이 다리를 삐었다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하는 통증 때문에 찾아 옵니다.
이것 저것 다 해보고 나서도 안 되면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곳이 한의원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한방치료를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주 정부의 한의사 시험에서도,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911을 불러야 한다는 게 정답입니다.


그러나 한의학은 3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갈고 닦여진 의학이에요. 피부병이나 불면증 불임은 물론, 현대의학의 난제인 암을 치료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의와 양의의 우월성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협력하여 최상의 치료 결과를 얻으면 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을 토대로 정리하자면, 한방은 내과적 질환, 양방은 외과적 치료에 주효 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피를 많이 흘리거나 머리를 다쳤을 때 컴퓨터를 이용해 체크 업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 서양 의학이 외과적 치료에서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삼국지]를 보면 이런 얘기가 나와요. ‘관우가 독화살을 맞았을 때, 화타가 화살을 뽑아내고 나서 그 주위의 뼈를 깎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 아픔을 도저히 참아낼 수 없으니 큰 기둥에 묶으라 했다.
그러나 관우는 사각사각 뼈를 깎아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태연히 마량과 바둑을 두었다 한다.
’고 말이에요. 화타는 분명히 외과의였던 거죠.

그런데 그의 죽음이 비극적입니다.
‘조조가 두통이 심했는데, 화타가 말하길, 머리를 깨고 골을 깬 다음 뼈를 깎아야 한다고 말했다.
화가 난 조조는 그만 화타를 죽여버렸다.
’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어쨌든 한의학은 내과 질환, 특히 만성질환의 경우 MRI나 CT가 잡을 수 없는 증상과 이유를 제시합니다.
특히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라는 것은 컴퓨터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한약은 케미컬을 섞지 않은 생약 성분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어요. 예를 들어, 양약을 처방하면 두통은 즉각 잡을 수 있지만 토한다든가 소화가 안 된다든가 여러 부작용을 유발하지요. 그리고 눈이 아프면 안과, 코가 아프면 이비인후과 …하는 식으로 보내지만, 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한의학은 병의 뿌리를 찾아서 뽑는 거지요.”

-잠깐, ‘기’란 무엇입니까? 보통 ‘기가 세다’고 말하는데, 그게 같은 말입니까?

“ 한의학의 원리를 간단히 말하면, 우리 몸에 흐르는 기와 혈을 음양학적으로 이해하여 치료하는 것입니다.
카메라로 잡을 수는 없지만 ‘기’가 실제로 ‘혈’을 타고 흐른다고 보는 겁니다.
(하하) 기가 세다고 할 때의 기는 뚝심을 말하는 거죠.

사람은 소우주입니다.
이 우주를 흐르는 기는 굳이 번역하자면 ‘에너지’ 정도가 되죠. 요즘은 한문을 배우고 고서를 읽는 서양 한의사도 많이 늘어나서, 그대로 표기합니다.
혈(피)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기가 필요하고, 기를 움직이는 통로가 되는 게 혈이죠. 이러한 상생이 음양 이론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한의사 인구는 날로 늘어나는데, 왜 한인 2세는 이렇게 없을까요?

“지금 캐나다에서 한의학이 부밍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는데, BC 주의 현황은 약 20년 전의 LA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문제는 입학하기는 쉬운데 솔직히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또 과정을 마쳤다고 해도 주 정부 시험 CTCMA(Board Exam. )에 패스하기가 어려운 거지요. (이건 민감한 문제입니다만)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학교에 입학하여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한의과 대학은 어디이며, 구체적으로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까?

“현재 3개 정도의 대표적인 한의과 대학이 있습니다.
어느 학교라고 말씀 드리기보다, 입학 전에 반드시 CTCMA 스쿨 리스트에 들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길 권유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시험 전에는 적어도 1년 동안 하루 6시간 이상 집중해서 전공 공부를 해야 하고, 또 두세 시간 이상 관련 서적을 읽어둬야 합니다.
최근에는 입학 요건도 강화되어 일반대학 2년 이상 수료해야 합니다.


-‘용한’ 한의원 알고 계시면 좀 알려주시죠(웃음)?

“글쎄요. 공인된 한의사라면 크게 실력 차가 나지 않습니다.
3천 년 역사의 한의학은 이미 학문으로 정립되어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으니까요. 다만 MSP, 우리가 흔히 CARE CARD 라고 말하는 의료보험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올해 4월 1일부터 침술 치료에 대해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5분이든 1시간이든 치료 시간에 관계 없이, 시술(Treatment) 단위 별로 1년에 10회까지 보험 혜택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카이로 마사지의 경우, 1회 트리트먼트에 50-60달러인데, 반 정도를 정부에서 커버합니다.


-한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4백 개가 넘는 혈 자리와 수백 개 이상의 약초 및 탕약을 공부한다는 것이, 단순히 어느 정도 열심히 공부해서 습득되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도 매일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문 공부는 필수이고, 이 직업에 대해 스스로 리서치를 많이 해야 합니다.
인터넷 자료를 검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선배 의사들을 귀찮을 정도로 찾아 다니며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캐나다라는 서양 사회에 사니까, 옛날 미지의 땅을 개척한 사람들처럼 선구자 적 사명감을 가져야겠죠. e-mail 보내시면 제가 아는 한 최대한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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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에릭 김)=한인 2세 중 유일한 최연소 한의사(R.TCM.P. : Registered TCM practitioner)다.
그는 침구사(R.Ac. : Registered Acupuncturist)와 한약사(R.TCM.H. : Registered TCM herbalist)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한의학 박사(Dr.TCM : Doctor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 주 정부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의사가 되고 싶어서 UBC의 사이언스 과정에 입학했다가 3학년 휴학과 동시에 ICTCM 한의과 대학으로 편입하여 고급 한의사 5년 과정을 마쳤다.


미국에서 비지니스를 전공한 후 BC로 이주하여 ICTCM에서 한의학을 공부한 임병호 회장(한인 한의사 침구사 협회)의 조언으로,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미국 덴버 및 캘리포니아 등지의 각종 한의학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며 활발한 리서치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노스밴한의원을 거쳐 현재 리치몬드와 써리 등지에서 다른 한방 의료인들과 협진을 하고 있다.


한편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YMCA와 CANADA 적십자, CF(Canadian Force)와 접촉 중이며, 광역 밴쿠버 지역 외의 타 지역 원주민과 캐네디언을 위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개척자 적인 정신을 가지고 이 길을 함께 걷고 싶은 사람들은 언제든지 erickim38@hotmail.com 으로 연락하면 된다.


글, 사진=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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