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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법 위의 사람들

이기희
이기희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9/10 17:24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 인간은 평등하다. 법은 인간의 평등과 자유를 보장해주는 테두리다. 넘지 말라고 쳐둔 울타리다. 법은 사람들이 준수해야 할 규칙이고 사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하는 공동생활의 기준이다. 또한 법은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이다. 법이 잘 지켜지는 사회에서 국민은 정의롭고 편안한 삶을 산다. 법은 권력을 가진 특권층이 더 많은 부와 권리를 갖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과 억압을 휘두르는 것으로부터 사회적으로 힘 없는 자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

법은 저울이다. 저울추는 무게가 일정해야 공정하게 무게를 달 수 있다. 저울판에 너무 많은 쇠를 올려 놓으면 한 쪽으로 기울어 무너진다. 거짓과 편법은 일시적인 방패일 뿐 더 큰 추궁과 처벌을 받게 된다. 법은 횡선(橫線)이다. 높낮이 없는 가로줄 위에서 같은 잣대 동일한 저울추로 재단할 때 공평해진다.

법이 종선(縦線)이 되는 시국에서는 법 위에서 칼춤을 추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난무하게 된다. 이들은 권력을 이용해 사특한 편법과 권모술수로 이익과 재산을 축적하고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이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한결같이 변명한다. 법(法)은 고어로 법(灋)으로 적었는데 水+廌+去가 합쳐진 글이다. 물(水)이 흘러(去) 평평하게 아래에 머무는 진리를 해태(廌)처럼 엄정하게 처리한다는 뜻이다. 신의 동물인 해태(獬豸)는 상상의 동물로 사자와 비슷하나 머리에 뿔이 있는데 선악의 판결을 현명하게 한다는 의미로 관청에 석상으로 만들어 세운다.

국민들의 염원과 절망에는 안하무인, 카르텔을 형성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기득권자들을 지켜보며 민초들은 분노 찬 주먹으로 가슴을 친다. 법망을 도둑고양이처럼 드나들며 권력과 결탁해 하이에나마냥 진리와 평등, 자유를 물어뜯고 농락하는 자들을 어떻게 징계할 수 있겠는가. 이들을 처단할 수 없는 법의 한계성과 부패한 권력의 대물림에 민중은 절망하고 분노한다.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의 특권과 부정, 패륜과 편가르기로 공정과 정의는 실종됐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금수와 같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는 양심이라는 잣대가 있기 때문이다.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다. 권력을 이용해 교묘하게 법의 심판을 피한다 해도 일말의 양심이 살아있는 한, 그 양심의 밑바닥을 지켜보는 수 억, 수 만개 눈과 귀가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늘의 법은 땅의 법보다 더 무섭다. 천일공로(天人共怒),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하면 땅이 흔들리고 천지가 뒤집어진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는 말은 천벌을 받는다는 말이다. 세상의 법이 당장 공평하지 못한다 해도 시간은 하늘의 편이다. 하늘은 종국에 엄중한 평결을 내린다.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너희의 군대를 만들어라. 나아가자, 나아가자. 더러운 피를 물처럼 흐르게 하자!"-프랑스 국가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중에서- 광기 어린 혁명의 무기 대신 자유와 평등의 깃발을 들고 부끄러운 어제를 청렴한 피로 수혈하자. 법 위에 누구도 군림할 수 없는 자유와 평등의 나라, 나의 영원한 조국,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다. (윈드화랑대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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