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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농구의 역사

북한의 김정은이 집권 초기 한때에 미국의 프로 농구에서 과거에 기괴한 행동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이라는 전직 농구선수를 북한으로 초청해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아마도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학교 다닐 때 농구를 좋아했던 것에 향수를 느껴 그런 희극을 연출했던 모양이다. 농구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어떤 점이 있나 보다. 미국을 원수처럼 여기는 김정은이 미국의 망나니 농구선수를 북한으로 불러 융숭하게 대접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농구’라고 하면 역시 미국이 본고장이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 중의 하나가 농구라는 스포츠이다. 농구는 미국에서 발달하여 미국의 대중 스포츠로 발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전 세계로 전파되어 거의 모든 나라가 농구를 즐긴다.

농구는 보스턴 지역에서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1891년 미국의 매사추세츠의 스프링필드라는 곳에서 YMCA 체육학교에 근무하던 캐나다 사람인 제임스 네이스미스(James Naismith)라는 선생이 농구를 창안했다. 겨울이 긴 북부지방에서는 겨울에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겨울에 적합한 스포츠를 찾던 중 실내에서 아이들이 바구니를 달아 놓고 놀이를 하던 것을 보고 네이스미스가 농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지금도 농구를 영어로 배스킷볼(Basketball)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구니에 공을 넣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말 ‘농구’도 ‘바구니’라는 뜻이 들어 있는 말이다. 참고로 중국어로는 바구니라는 의미가 들어 있는 ‘남구’라고 표현하고, 일본에서는 ‘Basketball’을 그대로 음역하여 ‘바스켓도볼’이라고 부른다.

네이스미스가 창안한 최초의 농구는 양쪽 팀에 아홉 명씩 하던 방식이었으며 실제로 복숭아 바구니를 실내 벽 높은 곳에 달아 놓고 그 바구니에 정해진 시간에 많이 넣은 팀이 이기는 경기였다. 바구니를 아주 높은 곳에 달아 놓았기 때문에 점수가 현재 농구처럼 대량 득점이 가능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이 바구니에 들어가면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꺼내어 다시 경기를 속개하는 방식이어서 경기의 맥이 끊이는 일이 잦았다. 점차 바구니를 개량하고, 바구니 밑에 구멍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나타났으며, 링에 그물을 매다는 아이디어로 발전하였다.

농구가 YMCA 중심으로 창안되었고, 주로 실내에서 운동을 주로 하는 YMCA의 특성상 농구 경기는 자연스럽게 YMCA의 간판 스포츠였다. 전국적인 YMCA 조직에 의해 농구가 퍼지기 시작했으며 농구의 규칙도 점점 개량 발전하기 시작했다. 한편, 농구가 유대인 사회에 의해 널리 퍼진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유대인 사회는 모여 옥외 스포츠보다는 실내 스포츠를 즐기는 경향이 있었는데, 젊은 사람들이 실내에서도 격렬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어필하여 많은 유대인 청소년들이 열광적으로 즐겼다. 그래서 지금도 농구계에는 유대인들의 입김이 강하다.



1898년에는 미국에 벌써 프로 농구가 생길 정도로 농구는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하였다. 20세기 들어서면서 농구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올림픽 경기가 농구가 널리 퍼지는 데에 기여했다. 1903년 제3회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때 시범경기로 채택될 정도로 농구가 세계적으로 전파되었으며, 세월이 흘러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여자 농구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주로 백인들이 농구를 즐겼지만, 점차 흑인들이 농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좁은 공간에서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농구의 특성 때문이다. 흑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대개 넓은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 도심의 골목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이런 협소한 곳에서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는 농구가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흑인들에게는 농구가 가난을 벗어나 갑자기 상류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탈출구 역할을 하였으며 프로농구에서 흑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주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농구가 사람들의 체력 보강과 건강 증진에 크게 이바지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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