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한국은행 칼럼] 대기오염의 경제적 비용

"앞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사람들이 고통 받으며 죽어가고 있는 데 오직 돈과 경제성장만 얘기하다니, 어떻게 감히!"

원문을 번역하면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16세 소녀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의 정상들이 앉아 있는 뉴욕 유엔 본부의 공식석상에서 두 눈을 치켜뜨고 한 발언은 우리 대한민국의 정서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일 듯싶다. 태양열 등 무공해 에너지를 활용하는 요트를 타고 영국을 출발해 2주에 걸쳐 대서양을 건너 뉴욕에 도착한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버그(Greta Thunberg) 양은 이렇게라도 해야 각국의 실효성 있는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환경문제는 하나뿐인 지구에서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일회용품을 남용하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등 구체적인 대처가 아직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또 돈 문제를 꺼내는 것이 그레타 양에게는 미안할 수도 있지만 환경오염의 경제적 비용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고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경제적 비용을 추산할 때 산출하고자 하는 값을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하게 해 주는 수학적 모형(방정식)을 만들고 그 모형을 구성하는 각 변수를 각종 통계나 학술 자료에서 찾아내 활용하여 값을 구하곤 한다. 예를 들어 음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추정할 때 음주로 인한 병원 진료비나 간병비 등 직접비용에 질병 치료로 인한 작업 손실 등 간접비용을 더해주는 식이다.

환경오염의 경제적 비용을 연구한 자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국가 및 소위 BRICS 국가들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비용을 연구한 자료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인으로서 미국에 사는 것의 장점 중 하나가 서울에서와는 달리 미세먼지 수준을 매일같이 확인하고 그 수치가 높을 경우 마스크를 챙겨야 하는 불편이 없다는 것인데 이를 통계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가 궁금하기도 하다.



OECD가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OECD 회원국 등 총 41개 국가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320만 명의 인명이 희생되고 5.1조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추산하기 위해 우선 OECD의 이전 연구 결과와 설문조사 등 다른 연구자들의 자료를 활용하여 41개 국가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구했다. 이에 따르면 대기오염 중에서도 대기입자성물질오염(Ambient Particular Matter Pollution)으로 인한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수가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은 805명, 한국은 361명, 미국은 275명이라고 한다. 또한 사람들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00,000분의 1 줄이기 위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 OECD 국가 평균 30달러(2005년 물가 기준)이고 여기에 다시 100,000을 곱하면 300만 달러가 나오며 이 값이 2005년 기준 OECD 평균 통계적 생명의 가치(Value of Statistical Life)라고 한다.

저자들은 이 2005년 기준 OECD 평균 통계적 생명의 가치와 41개 국가별 1인당 GDP의 OECD 평균 1인당 GDP 대비 비율, 2015년까지의 물가상승률 및 GDP 증가율 등을 활용해 41개 각 국가별 2015년 기준 통계적 생명의 가치를 추산하고 앞에서 구한 사망자 수를 곱해 각 국가별 대기오염의 경제적 비용을 산출해 냈다. 각 국가별 경제적 비용을 모두 합하면 대기오염의 경제적 비용 총액인 5.1조 달러가 나오는 것이다.

연구 방법론과 해석에 있어 논란의 여지가 없지는 않겠지만 돈과 경제성장을 얘기하더라도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잘 보여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한국보다 덜한 미국에서 현재 살고 있지만 말이다.


박현 /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과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