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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네트워크] 코로나 음모론 왜 확산되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하다. 세계 각국에선 인명 손실과 경제적 타격 외에도 코로나와 관련된 반사회적 집단행동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시위에 참여하는 집단은 다양하다.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획일적인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인한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이들,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세력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각국 언론은 특히 극우파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코로나 사태에 편승해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확산시키면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극우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QAnon)’의 경우 세력을 해외까지 확장하고 있다. 2017년 등장한 큐어넌은 “미국 정부 내에 실질적 권력을 쥐고 있는 비밀 세력인 ‘딥 스테이트(Deep State)’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 세력은 미국 민주당 정치인들이 주축으로, 젊음을 지키기 위해 인신매매한 어린이의 피를 마신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딥 스테이트로부터 미국을 구하기 위해 등장한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큐어넌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에 올라온 글에서 출발했다. 고위 공직자라고 주장한 인물은 익명의 글을 통해 “나는 글로벌 카르텔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최고 보안 등급인 Q등급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나온 Q와 ‘Anonymous(익명의)’라는 단어의 앞부분을 조합해 큐어넌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

이후 음모론 신봉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미 대선 개입에 공모한 자가 바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것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도왔기 때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살아 있으며 현재 딥 스테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등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만들어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독일에서 발생한 코로나 방역 반대 시위를 주도한 세력의 일부도 이 같은 큐어넌의 음모론을 받아들인 현지 극우파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베를린에서는 3만8000여 명이 모여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부하자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독일 극우파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메르켈 정부로부터 독일을 구해줄 구세주”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선 큐어넌의 급속한 창궐에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큐어넌이 사용하는 용어를 쓰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흘려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방식품의약국(FDA) 내의 딥 스테이트 세력이 백신과 치료제를 테스트하기 위한 임상시험 대상자 확보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DA가 자신의 재선을 원치 않아 코로나 백신 개발을 일부러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FDA 측은 즉각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큐어넌은 나라를 사랑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을 구할 영웅으로 자신을 치켜세운 큐어넌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딥 스테이트가 존재한다는 큐어넌의 주장은 상식을 가진 정상인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 사태처럼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는 비과학적 신념을 바탕으로 하는 선전 선동에 현혹되기 쉬운 것 또한 사실이다. 사회 불안과 신뢰 부재가 허황된 믿음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를 노리는 정치 세력들이 존재하는 한 음모론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익재 / 한국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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