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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석 칼럼]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하나님의 사람들

이번 달 초, 아프리카에 다녀왔다. 예전에 이집트를 방문한 적은 있었으나 중앙아프리카를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어서 설렘과 함께 에티오피아에 첫발을 디뎠다. 에티오피아는 아주 큰 나라다. 국토는 한국의 약 10배 정도이고 현재 인구는 1억 명이 넘는다.

이 인구는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많은 인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에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의 본부도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에티오피아는 세계에서 기독교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국가 중의 하나로 현재 인구의 6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특별히 작년 말에는 아흐메드 총리가 지역 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분위기였다.

존 브라운 대학(John Brown University, 이하 JBU)에서는 90년대부터 에티오피아에 단기선교팀을 보냈지만 2000년대에 들어 지역의 치안 상황 때문에 선교팀을 보내는 것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다시 지역이 안정되고 JBU에서도 내년에 에티오피아 선교팀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게 되어 필자가 미리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다.

JBU가 에티오피아에서 협력하고 있는 선교단체는 프로젝트 머시(Project Mercy)이다. 이 단체의 사역은 에티오피아인 부부, 마르타(Marta Gabre-Tsadick)와 데미(Deme Tekle-Wold)가 93년도에 시작했다. 마르타는 1970년대에 에티오피아의 첫 여성 상원의원으로 나라를 섬겼지만 당시 공산주의 세력이 정부를 집권하며 미국으로 망명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공산주의 세력이 쫓겨나고 나라가 안정되면서 마르타와 데미는 에티오피아로 돌아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섬기는 사역을 시작한 것이다.



프로젝트 머시가 위치한 곳은 부타지라(Butajira) 시 근교에 있는 예테본(Yetebon)이라는 곳인데,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차로 약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95% 이상의 인구가 이슬람교도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어려운 생활을 하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보통 나무를 뼈대로 진흙과 수수 줄기로 집을 만들지만 수도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매일 물을 뜨러 걸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물을 공급하는 냇가와 강물도 오염되어 있어 위생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하여 영양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지역의 리더들의 요청으로 1993년도부터 시작된 사역은 이제 매일 1,200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와 수십 명의 환자를 병상에서 수용할 수 있는 병원, 그리고 과수원, 목장, 양계장 등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아이들의 단백질 섭취가 너무 부족해 800명 정도의 아이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매일 삶은 계란 하나와 우유 한 컵으로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극적으로 좋아진다는 이들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감사했던 것은 이 사역을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생기고, 전해진 복음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지역에 교회가 지속적으로 세워지고, 프로젝트 머시의 사역을 통해 사람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는 사실이 필자에게도 큰 기쁨과 위로가 되었다.

평생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섬겼던 마르타와 데미는 이제 구십 세를 바라보는 노인이 되었다. 데미는 지병으로 인해 지난 3년간 병원에서 누워있어만 했어야 했고, 마르타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으며 기억력이 점점 더 감퇴하여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쓰임 받았다는 사실에 필자 앞에서 하나님 찬양을 멈추지 않았다. 마르타와 데미는 네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벌써 그중의 두 명이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남은 두 아들이 사역을 물려받아 열정적으로 섬기고 있었다. 에티오피아 방문을 마치며 내년에 JBU 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해 하나님이 에티오피아에서 하고 있는 일을 직접 볼 생각을 하니 감사했다.

단기선교의 섬김도 섬김이지만, 하나님의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는지 학생들이 직접 보고 도전을 받아 그들도 그들의 각자 위치에서 동일하게 섬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 소개: 송준석 교수(tsong@jbu.edu)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UT-Austin)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2012년부터 John Brown University (JBU)에서 전기공학과(Electrical Engineering)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UT-Austin에서 Texas Exes Teaching Award (2012)를 받았으며 JBU에서는 Faculty Excellence Award (2018)를 받았다.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연구석사(Master of Theological Studies) 학위를 받고 현재 목회학석사(M.Div.) 과정에 재학 중이며 지역교회에서는 장로로서 대학부를 섬기고 있다. 송준석 교수의 예전 칼럼들은 www.NextGenChristianEd.com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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