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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젖소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김현영 / 산칼로스 국립대 초빙교수, 전 펜주 수의연구관

지난 5일 자 사이언스(Science) 국제학술지에는 ‘젖소의 항체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신 무기가 될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치료제의 새 병정은 사우스다코타 목장에서 건초를 열심히 씹고 반추하는 흑백 점박이 홀스타인 젖소라고 사진과 함께 소개되었다.

필자는 사이언스의 게재된 글을 보면서 큰 흥미를 느꼈다. 첫째 젖소는 역사적으로 첫 번째 백신인 천연두 백신 개발에 사용된 실험동물이었고, 두 번째는 젖소에서 사람의 코로나19 항체를 생산하여 치료제로 사용한다는 발상의 동기이다.

197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의 치사율을 갖고 3000년 이상 인간을 괴롭혀 온 천연두가 지구 상에서 박멸됐다고 공식 선포했다. 천연두의 병이 박멸된 것은 한 젊은 과학자의 통찰력 있는 관심과 연구로 젖소의 천연두인 우두에서 사람의 천연두 백신을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천연두 백신의 개발과정을 보면 백신의 발명왕 에드워드 제너는어린 시절 영국 젖소 목장에서 자랐으며 의사가 되어 고향에서 개업하였다. 그는 젖소에서 손으로 우유를 짜는 여자들이 우두(소의 천연두)에 걸렸던 상황을 보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사람의 천연두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목격하였다. 그는 항상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젖소의 천연두로부터 사람을 보호해주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당시에는 천연두로 꽤 많은 사람이 죽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제너는 1796년 자신의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한 소년을 택해 천연두에 걸린 젖소의 농포(고름)를 채취한 다음 그 소년의 팔에 접종하였다. 그 소년은 약간의 미열이 있었지만, 곧 회복되었다. 그리고 6주 후에 같은 소년에게 사람 천연두에 걸린 환자의 고름을 채취 접종하였다. 이번에는 열도 없었고 천연두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 후제너는 23명을 대상으로 몇 달씩 우두 접종 실험을 하였다. 천연두가 발생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의 효과가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200년 후 천연두는 지구 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제너는 이 연구 결과를 ‘우두의 원인과 결과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1798년에 간행하였다. 그때 논문에서 ‘백신(vaccine)’과 ‘백신 접종(vaccin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라틴어로 암소를 ‘Vacca’라고 부르는 어원에서 따온 단어이다.

이번 사우스다코타에서 연구하고 있는 젖소는 유전자 변형이 이루어진 특수한 연구용 동물이다. 그러한 젖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감염시켜 혈액 속에 사람의 코로나 항체를 생성케 하였다. 그 항체를 뽑아 거꾸로 코로나에 걸린 사람에게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그 실험과정이 끝나고 이번 여름에 사람들에게 임상시험이준비 중이다.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코로나는 물론 많은 바이러스 전염병과 암까지도 치료가 되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이번 가을에는 시약으로 공급될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이다.

동시에 다른 제약회사에서는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의 혈액을 공급받아 항체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백신도 계속 연구되고 있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백신과 치료제의 사용 허가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들이 성공하여 코로나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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