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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야구 심판과 판사에 대든다면

김윤상/변호사

이번 월드 시리즈는 다저스 팬들에게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고교야구 선수 출신으로 야구 사랑이 대단한 아버지의 예상은 월드 시리즈에서 가장 큰 승패의 관건은 감독의 작전이라고 하셨다.

썩 작전을 잘 짜는 것 같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예상을 깨고 다저스가 생명 유지를 계속해나가다가 마지막엔 결국 아버지의 예언(?)이 사실로 돼버렸다. 아버지는 다르빗슈 류가 6차전 선발로 나오는 소식에 "졌다"라고 속단하셨고 난 비록 한 번 망쳤지만 다르빗슈가 그래도 수퍼 에이스급 투수인데 설마 두 번 그런 식으로 무너지겠느냐며 "두고 보세요"로 응했다.

결과는 다 아는 사실이고 그 날 다르빗슈를 선발로 등판시킨 걸 놓고 너도나도 야구 전문가가 돼서 커쇼가 처음부터 나왔어야 하느니 하면서 관전평을 내놓는다.



6차전 커쇼가 선발 등판을 했으면부터 2차전 다저 스타디엄에서 반드시 이겼어야 하는 데까지 여러 가지 아쉬운 분석이 나오지만 다 지난 뒤의 일어나지 않은 추측들일 뿐이다.

야구를 보면서 느낀 건데 투수의 공을 놓고 스트라이크와 볼을 가리는 게 아직은 심판마다 약간씩 다르다는 점이다. 분명히 볼인데 스트라이크라고 부르고 그 반대로 스트라이크인데 볼이라고 부른다. 야구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컴퓨터 판정이 도입돼 심판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 스트라이크와 볼에 대해 구분은 사람의 눈에 의존한 직감으로 한다.

이때 스트라이크와 볼에 대한 판정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유심히 볼 때가 있다. 투수나 타자 다 심판의 판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날의 게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감독은 당연히 신경을 쓴다. 분명 볼인데 스트라이크라고 해서 아웃시킬 때 그냥 무시해버리고 아무 일 없는 듯 넘어가는 타자도 있다. 반면 심판에게 대드는 선수도 가끔 보게 된다. 어떤 경우는 감독이 뛰어나와서 항의할 때도 있다. 심판이 화나면 선수건 감독이건 퇴장을 시켜버리기도 한다.

심판은 분명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관찰하는 것이 100% 정확할 수 없다. 하지만 심판은 그날 경기에서 절대권력을 쥐고 있다. 자기가 스트라이크라고 한 걸 볼이라고 다시 번복하지 않는다. 나중에 집에 가서 화면을 보고 자기가 잘못 판정했구나 속으로 생각할망정.

법원에 가면 판사가 이런 심판 역할을 한다. 판사의 어떤 결정이나 판결이 다 맞는 건 아니다. 야구의 심판이 고의로 스트라이크를 볼이라고 부를 확률이 제로에 가깝듯 법원에서도 판사가 일부러 어떤 결정이나 판결을 법적 해석이 다르다고 믿는데 거꾸로 판결하거나 결정하는 일 역시 제로에 가깝다. 법원 출두를 해보면 판사의 결정에 대해 어떤 변호사들이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계속 판사에게 대든다. 당연히 판사는 화를 내고 심지어 변호사를 법정에서 쫓아내기까지 한다.

판사의 결정이나 판결이 자신이 생각한 거와 완전히 딴판이고 판사가 틀리다고 생각해도 판사한테 법정에서 대들거나 논쟁하려 하는 건 바보짓이다. 변호사들 중에서 자신의 에고(ego)가 굉장히 센 사람이 많다. 그래서 자기가 옳다고 믿는 걸 판사가 다르게 결정하면 참지를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판사는 법정 안에선 절대권력을 갖고 있다. 판사가 스트라이크면 누가 봐도 볼이라도 스트라이크다. 판사에게 대들면 내가 손해가 아니고 나에게 일을 맡긴 의뢰인에게 손해가 간다. 문득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소에 등장했던 박근혜 변호인단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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