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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종차별 질타 안 하는 트럼프

조원희 / 디지털부 기자
조원희 / 디지털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7/08/24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7/08/23 19:29

샬러츠빌은 충격이었다. 미국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당당하게 대낮에 활보를 했고 심지어는 사람을 죽였다. 네오나치는 유럽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지만 미국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나는 이런 사태를 가장 걱정했다. 인종차별은 물론 소수자 멸시의 메시지를 선거운동 내내 던져왔던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일종의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소수자를 멸시하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저런 발언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양지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그의 임기가 채 1년도 지나기 전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진보 진영은 맹비난에 나섰고 보수 진영조차 거리두기에 나섰다.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은 미국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고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 '많은 편들이'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극우단체 비판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비난의 여론이 들끓자 인종차별은 악이다라고 했지만 바로 그 다음날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서 '물타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명백하게 잘못한 쪽이 있음에도 기계적 중립을 지키려 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한 쪽을 두둔하는 것이다.

수많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등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TV 방송국 폭스뉴스의 제임스 머독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의 반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꾸준히 트럼프 지지를 표명해온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트럼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경제자문단에 소속된 제약회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 등도 줄줄이 사퇴를 하자 트럼프는 아예 자문단을 해체해버렸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다. 대체 왜 백인우월주의자 극우단체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제대로 말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런 태도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다.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 차량에 숨진 헤더 헤이어의 유족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여러 번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그는 "내 딸을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동일시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던 실리콘밸리의 CEO들은 증오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혐오에 대한 반대를 밝히며 인종차별 그룹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200만 달러를 차별철폐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페이팔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단체에 대한 기부를 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 위기는 하나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옳은 편에 서지 못한 것이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다른 입장을 이야기했지만 인종차별은 다른 게 아니다. 틀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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