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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과 생후 9개월 젖먹이가 홈리스 엄마, 아빠와 함께…

[LA중앙일보] 발행 2018/03/17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8/03/16 19:41

미니밴에서 한겨울을 지내다
하늘나라로 떠나 갔습니다

집이 없었던 아시아계 부부는 미니밴에서 어린 두 아이를 먹이고 재웠다. 딸은 두 살, 막내 아들은 생후 9개월 된 젖먹이였다. 가족은 8인승 좁은 실내에서 살을 맞대고 추위와 궂은 날씨를 피했다.

차를 몰고 거주지를 옮겨온 부부는 최근 정착하기 좋은 장소를 찾았다. 가든그로브시 번잡한 사거리인 채프먼 애비뉴와 브룩허스트 인근 CVS 주차장이다. 음식과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마켓과 재활용품 수거 센터가 근처라 걸어서 가기 편하다.

이틀전 쯤 밤에 부부는 여느때처럼 차량 실내 뒷좌석을 뒤로 젖혀 침대처럼 만들었다. 아이들의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히고 눕혔다. 차 안이라고 해도 새벽엔 화씨 5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 아직 추웠다. 히터를 틀어놓은 채 가족은 잠이 들었다.

그리고 가족은 다시 차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지난 15일 오후 8시 35분쯤 가족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근처를 지나던 홈리스 여성이 심한 악취를 맡고 경찰에 신고했다.

차 내부는 밖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창문은 햇빛 가리개와 담요로 모두 가려져 있었다. 출동한 경관이 차문을 열었고, 뒷좌석에서 나란히 누워있던 시신 4구를 발견했다.

시신의 경직상태로 보아 가족은 사망한 지 최소 하루나 이틀은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시신에서 외상 흔적은 없었다.

정확한 사인은 독성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경찰은 현장 상황으로 미뤄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사'를 의심했다.

가든그로브경찰국의 칼 위트니 루테넌트는 "주차된 차 뒤편에 심어져 있는 나무가 차의 매연 배출구를 막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가족의 친척들을 찾아 연락했다. 친척들은 숨진 가족에 대해 "가든그로브에 살다가 홈리스가 됐다"고 했다. 주차장 CCTV를 분석한 결과 가족은 지난 한 달간 이곳에 주차해왔다.

가족의 참변은 심각한 노숙자 문제의 단면이다. 최근 수년 사이 남가주 전역에서 노숙자수는 늘고 있다.

올초 발표된 오렌지카운티 홈리스 인구 조사에 따르면 가든그로브시내 노숙자 수는 2015년 4452명에서 지난해 4752명으로 증가세다.

숨진 가족은 정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다.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노숙자 지원은 대부분 싱글이나 커플에 집중되고 있다.

노숙자 지원단체인 '패밀리솔루션스콜라보'의 엘리자베스 안드레이드 국장은 "사망한 가족은 드러나지 않은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자 인구"라고 말했다.

노숙자 부부들이 정부 지원을 받기를 꺼리는 이유는 양육권 때문이다. 도움을 요청했다가 자칫 아이들을 빼앗길 수 있다고 걱정해서다. 그러나 안드레이드 국장은 잘못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학대나 방치를 당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아동보호국에서 아이들을 데려가는 일은 없다"고 했다.

노숙자 지원단체 '패밀리포워드'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노숙자 가정만 450가구에 달한다.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이튿날인 16일 오전 경찰은 이들의 차량을 사건 수사를 위해 견인했다. 그 텅 빈 자리에는 예수 그림이 그려진 양초 4개와 붉은 색 장미 4송이가 놓였다. 검은색 종이에는 추모 글도 쓰여있다.

"사랑을 나눌 때입니다. 홈리스 가족을 위해 기도합시다. 커뮤니티 일원으로 이제 도움을 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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