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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이라고 비웃고 밥도 안줘

<할리우드 인종차별①>

인기 드라마 한인 단역배우
NBC유니버설 등 상대 소송
"촬영장에서 모역적인 언사"



백인이 다수인 할리우드에서 한인 배우로서 활동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유명 시트콤에 출연했던 한인 단역 배우가 최근 인종 차별 소송을 제기해 그 실상의 단면을 알렸다. 프로그램 제작사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인종 차별 방지를 위한 내부 규정 등을 다시 강화하는 조치까지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LA수피리어코트에 따르면 한인 강모씨는 NBC유니버설과 케이터링 업체 라임라이트를 상대로 인종 차별로 인한 피해, 차별 방지에 미흡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에서 강씨는 지난 2016년 '브루클린 나인나인(Brooklyn Nine Nine)'에서 단역으로 출연할 당시 촬영장에서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모욕적 언사와 인종 차별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브루클린 나인나인은 지난 2013년부터 시즌제로 방영 중인 프로그램으로 경찰 세계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인기 시트콤이다.

강씨는 소송장에서 "연기 때문에 경찰 복장을 한 채 촬영장에 있다가 식사시간에 음식을 받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케이터링 업체 직원이 자기 형제가 경찰에 의해 죽었다며 나에게 음식 서빙을 거절했다"며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계속 서빙을 거절해 밥을 먹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던 스태프들도 그 상황을 보면서 킥킥 웃기만 할 뿐 아무도 그 상황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 제복을 입은 배우는 김씨 외에 10여 명이 더 있었다. 경찰 역할을 맡은 배우들을 포함해 다른 스태프 전원에게 음식이 제공됐다. 그러나 이중 유일한 아시안이었던 강씨만 식사를 받지 못했다. 이번 소송을 계기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인 배우들은 할리우드에 암암리에 퍼져있는 인종 차별적 분위기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미배우조합(SAG-AFTRA) 소속된 단역 배우 조모씨는 "강씨가 겪은 인종차별적 사건은 아시안 단역 배우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는 일이며 촬영장에서 농담을 빌미삼아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며 "백인이 주를 이루는 할리우드에서 아시안 중에, 그것도 단역 배우는 비중마저 너무 낮기 때문에 차별받는 사각지대에서 생존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배우 이모씨는 "세계적 영화산업의 중심지라는 할리우드는 상당히 진보적이고 열려있는 곳 같지만 어떻게 보면 할리우드만큼 닫혀있고 인종적으로 벽이 높은 '하얀 세상'도 없다"며 "강씨처럼 자꾸 목소리를 내야 그러한 차별이 조금씩 변화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지를 보낸다"고 전했다.

한편 아태계이민권익단체가 지난 2016년 2000개 이상의 TV쇼, 영화 등을 분석한 결과, 69.5%의 프로그램이 백인 중심이었다. 아시안 배역의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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