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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속 끓이던 '컴퓨터 게임' 새 학습 도구로 뜨다

[미래의 전공을 찾다]
게임 개발·디자인 등 전공 많아
팀워크·커뮤니케이션 스킬 향상

"와, 우리가 이겼다!"

여느 스포츠 경기 못히 않게 함성이 쏟아진 곳은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e스포츠 아레나. 지난 4월 말 이곳에서 열린 'OC 고교 대항 e스포츠 리그' 결승전에는 수백 명의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학교 이름을 걸고 치열한 게임을 벌이고 있는 팀원들을 응원했다. e스포츠 리그는 쉽게 말하면 온라인 컴퓨터 게임이다. 학교 대표로 참가한 학생들은 커다란 헤드세트를 착용하고 무대 중앙에 설치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진지하게 게임을 진행했다. 대회에서 사용된 컴퓨터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 가상의 행성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챔피언들이 소환사(유저)의 인도로 정의의 전장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이 기본 설정으로, 5명이 한 팀이 되어 진행한다.

컴퓨터 게임이 교육 현장에 등장했다. 그것도 우수한 학교로 이름난 고등학교에서 앞장서서 관련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의 클럽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리그에서 준결승전에 오른 팀은 사이프리스 고교팀, 파운틴밸리 고교팀, 라킨타 고교팀과 서니힐스 고교팀. 이중 파운틴밸리 고교팀이 사이프리스 고교팀을 2대 0으로 이긴 후 결승전에서도 라킨타 고교팀을 물리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컴퓨터 게임 정식 커리큘럼으로 채택

OC고교 대항 e스포츠 리그는 지난해 말 출발했다. 지난 1월부터 8주동안 진행된 대회에는 브레아올린다고교, 키피스트라노밸리고교, 사이프리스고교, 서니힐스 고교, 트로이 고교, 우드브리지 고교 등 25개 학교에서 총 38개 팀, 393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각 팀은 5명으로 구성됐다. 경기는 8번동안 진행되는 토너먼트를 통해 16강에 진출한 팀들이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에 사용한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 단순히 로컬 게임으로 준비했던 교육구는 참여하는 학교가 예상보다 많고 학생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자 아예 시즌제 리그로 도입했다.

온라인 컴퓨터 게임에 빠진 학생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던 시즌 1과 달리 시즌 2는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구는 지난달 말 e스포츠를 정식 커리큘럼으로 채택하는 한편, 시즌 2에 참여하는 교사들을 위해 6월부터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OC 교육구에 따르면 올 봄에만 학교의 e스포츠 클럽에 가입한 학생수는 수백 명에 달한다. 교육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97%가 온라인으로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며 "학교에서 멀어졌던 학생들이 e스포츠 교육을 통해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있다"고 커리큘럼을 채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구에 따르면 e스포츠 커리큘럼은 비디오 게임 캐릭터 및 스토리 개발, 비판적 사고와 설득력 있는 작문법, 윤리 교육, 협업 및 전문 프레젠테이션 개발 및 제작과 같은 비즈니스 마케팅 교육을 제공하게 된다. 이 커리큘럼은 UC에서 영어수업 과목 중 하나로 승인해 학생들은 올 가을부터 수강할 수 있으며 대입 지원용 학점으로 인정받게 된다.

리그 역시 전국대회로 확장된다. OC고교 대항 e스포츠리그를 설립한 사무엘리재단의 제럴드 솔로몬 사무국장은 "e스포츠는 분명히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들이 관심사가 있는 곳으로 찾아간다면 그들도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미래를 디자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전공 대학들도 늘어나

자녀가 방안에 틀어박혀 앉아서 컴퓨터 게임만 하고 있다고 혀를 끌끌 차고 등짝을 때리며 말리는 시대는 끝났다. 전문가들은 e스포츠는 더 이상 '차세대 거대 시장'이 아니라 지금 진행 중이라고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다른 스포츠 선수들처럼 국가대표의 영예를 누리는 시대가 곧 올 수도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교육계도 관련 운동선수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노력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그 예가 바로 OC통합교육구에서 앞장서서 지원하고 있는 e스포츠 리그다.

미션비에호고교의 e스포츠팀 매니저인 티파니 부이 교사는 "많은 학부모들이 컴퓨터 게임과 학업과의 연결점을 찾지 못하지만 게임을 함께 하면서 팀원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협동심을 갖게 되며 자신의 위치와 스타일에 따라 경기 방법을 개발하는 등 변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학들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전공은 게임 디자인. 사립대인 USC는 최근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선정한 전공별 우수 대학 순위에서 게임 디자인으로 1위를 차지했다. 게임디자인 전공을 졸업하면 게임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제작, 프로그래밍, 마케팅 과정도 배우게 된다.

또한 대학들은 게임을 개발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디자인을 하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목소리와 배경음악 등을 제작하고 구성하는 사운드 프로덕션 분야 관련 전공도 확대하는 추세다.

UC어바인의 경우 컴퓨터게임학(computer game science)이 유명하다. 컴퓨터 엔지니어링부터 교육,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30여명의 교수진들이 게임의 과학적, 문화적 배경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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