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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활용에 인색한 사회

#. 김모씨는 집에 쓰레기통을 4개나 구입했다. 알루미늄 캔 전용, 철 성분이 들어간 캔 용, 유리병 용, 플라스틱병으로 분리수거를 하려는 것이다. 귀찮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미처 생각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인근에 있던 재활용 수거센터가 일요일과 월요일에 문을 닫게 된 것. 토요일까지 일해야 하는 그에게는 재활용은 어려운 선택이 됐다.

#. 이모씨는 알루미늄 캔만 재활용하기로 했다. 유리병은 무게에 비해서 값이 적고 플라스틱병은 부피가 커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또 철이 들어간 캔은 골라내기 번거로운데 값도 변변치 않아 그냥 알루미늄 캔 만 재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랄프와 푸드포레스 등 전국에 3800개 매장을 소유한 대형 그로서리 체인 크로거가 비닐봉투(플라스틱백)를 2025년까지 완전 퇴출시키기로 했고 스타벅스와 하이엇 호텔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주내 일부 재활용 수거 업체들은 운영시간을 축소하고 있다. 수도 많지 않은데 말이다.

연방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재활용률은 34%에 불과하다. 재활용은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목적 외에도 국내 경제 효과도 크지만 간과되고 있다. EPA는 재활용으로 인해서 연간 75만7000개의 일자리와 366억 달러의 소득 창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외 쓰레기의 양을 대폭 감축할 수 있고 천연자원과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고 오염물질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이런 혜택에도 정작 정부의 재활용 권장 및 장려 정책은 매우 미비하다.



최근 한 재활용 수거 업체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운영 시간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서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김씨처럼 토요일까지 일하는 경우엔, 재활용을 하려면 직장을 쉬거나 휴가기간을 이용해야 하는 제약이 생겼다.또 여기에 재활용제도도 매우 까다롭거나 불편하다.

무게로 돈을 주는 곳은 캔과 유리병 모두 'CA CASH REFUND'나 'CA CRV' 표시가 없으면 받아 주지도 않는다. 수입품이 많은 가주서 일일이 이 표시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알아보니 재활용 가치가 낮은 타주나 다른 나라의 재활용 제품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란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근본적인 해소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한 주부는 "캔, 유리병, 플라스틱병, 모두 2~3번씩 세척해서 따로 보관했다가 재활용센터까지 운전해 가서 무게를 달고 돈 10~20달러 정도를 받는다"며 "정말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너무 불편해서 굳이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재활용 센터 수도 적고 운영시간도 점점 축소돼 그냥 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 빙하전문가는 "수만 년 된 '최후의 북극 빙하'마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며 2030년에 북극에 얼음이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와 지원책을 만들고 실행해야 할 때다.


진성철 /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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