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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노숙자 임시셸터' 르포] '깨끗한 셸터' 못들어가 잔디밭서 노숙

셸터 내부 한적…밖은 북적
45명만 수용 그외 출입금지
주변 텐트철거에 갈 곳 잃어

23일 오후 3시쯤 LA유니언 스테이션 서쪽 맞은편 공원에는 노숙자들이 잔디밭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다. 행색이 깨끗한 젊은 층부터 카트에 짐을 잔뜩 쌓은 중장년층 노숙자까지 다양했다. 18명 정도인 이들은 약속한 듯 적당한 간격도 유지했다. 한 중년 여성 노숙자는 비만 때문인지 아파 보였다. 그는 앉은 채 계속 한숨만 쉬었다.

공원 남쪽에는 색깔을 입힌 트레일러 5동이 철제 펜스 안에 자리했다. LA시의 1호 '24시간 노숙자 임시 셸터'다. 지난 9월 10일 문을 연 뒤 엘푸에블로 역사지구와 유니언 스테이션 인근 노숙자를 수용하고 있다.

이날 찾아간 임시 셸터는 한적했다. 삼각형 부지인 임시 셸터 가운데는 70만 달러 공사비가 들어간 나무바닥이 설치됐다. 마당 같은 이곳에서 노숙자로 보이는 3~4명만이 어슬렁거렸다. 사설 경비원 1명은 임시 셸터 철제문 앞 의자에 앉아 외부인 출입을 막았다.

공원에 누워있는 노숙자들과 바로 옆 한가한 임시 셸터는 묘한 대조를 보였다.



임시 셸터 현장 관리 직원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일반인과 언론 출입을 금지했다. 수용자 45명을 제외한 셸터 밖 노숙자에게 화장실 등 편의시설 및 휴식 공간을 개방하지는 않았다.

24일 LA카운티 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은 엘푸에블로 역사지구 임시 셸터 시범운영 한 달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톰 왈드맨 대변인은 "현재 해당 임시 셸터에는 남자 30명, 여자 15명이 머물러 수용 정원을 채웠다"라며 "시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미 셸터를 통해 영구주택을 찾은 사람도 있고 아웃리치팀은 주변을 돌며 추가 수용자를 계속 찾는다"고 말했다.

임시 셸터 트레일러 5개 중 3개에는 노숙자 45명이 머물 침대와 간이 칸막이가 설치됐다. 나머지 2개 트레일러에는 편의시설 및 지원 인력이 상주한다.

노숙자는 3~6개월 동안 머물며 직업훈련,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영구주택 상담 서비스 등을 받는다.

24시간 임시 셸터가 노숙자 대란 해결 목표가 아닌 '거리 텐트 철거용'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15개 시의원 지역구에 임시 셸터를 완성하면 노숙자 텐트를 제거할 뜻을 밝혔다. 시가 노숙자 임시 거주지(약 1600명)를 갖추면 연방법원과 합의한 내용을 이행 및 텐트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4일 LA타임스는 엘푸에블로 임시 셸터 주변에서 노숙자 텐트 제거작업이 한창이라고 보도했다. LA시 위생관리국은 LA경찰국 도움을 받아 텐트를 없애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노숙자 1명이 체포되고 7명은 셸터에 수용됐다.

LA시는 임시 셸터 주변을 특별관리지구(special enforcement zone)로 지정하고 노숙자 텐트를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숙자 지원단체는 헌법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했다.

이번주 사회운동변호사 캐롤 소벨은 연방 법원이 시의 텐트 제거를 막아달라며 LA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5개 노숙자 임시 셸터가 완공되면 총 수용인원은 최대 1500명으로 추산한다. LA타임스는 LA시에서 텐트 노숙을 하는 사람이 2만3000명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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