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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A 한인 '신분 설움' 사진에 담다…그레이트넥 출신 김강희 작가

예술전문잡지 '더페이더' 보도
변호사 실수 영주권 못 받아

좌절감 잊으려 '초현실' 선택
한국서 연 첫 개인전도 못 가

불안한 체류 신분 때문에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가 개인전까지 연 한인 20대가 화제다.

주인공은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김강희(27·사진)씨다. 예술 전문 잡지 '더페이더(The Fader)'가 최근 그가 직접 쓴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의 예술 세계를 자세히 보도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14세 때 가족과 함께 뉴욕주 그레이트넥으로 이민을 왔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산업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예술을 하려면 일찍 진로를 결정해야 해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민을 온 뒤 자유로워졌다.

김씨는 메릴랜드 인스티튜트 아트 칼리지에 진학해 회화 등 예술을 공부했다. 하지만 화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았다. 그때 한 수업에서 흑백 사진에 대해 배웠다. 그녀는 아이폰을 들고 거리를 다니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관심과 재미가 생겼다.



김씨는 이민을 와서 1년 안에 영주권을 받을 계획이었다. 어머니가 국제 간호사 자격으로 이민을 온 것이라 이미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호사가 영주권 신청 마감 시간을 놓쳐 무산됐다. 다행히 그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을 통해 가까스로 체류 신분을 유지했다.

DACA 신분인 그는 해외 여행을 삼가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여행지가 LA와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 포틀랜드, 하와이 등 국내였다. 그녀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여행지들이다. 그녀는 사진을 찍으며 신분의 좌절감을 극복해 나갔다.

김씨의 사진은 '초현실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각각 다른 이미지를 한 사진에 혼합해 도시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가령 지하철 좌석 등받이를 촬영한 사진에 구름이 떠다니는 창 밖 풍경을 붙이는 방식이다. 사진과 포토샵을 이용했다.

그는 "신분 때문에 좌절감을 느꼈지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나를 치유하는 방법"이라고 초현실적인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가장 좋은 시간을 기다려 사진을 찍는 것이 힘들다. 나는 기술적인 제약과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것을 좀 더 특별하게 하는 것, 새로운 세계로 여행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그에게는 유토피아였다.

'인스타그램(tinycactus)'에서 주목을 받던 김씨는 지난 5월 서울시 종로구 대림 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그녀는 신분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씨는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불안한 신분 때문에 시작한 프로젝트이니 개인전을 열게 된 현실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영주권을 받기 전까지 이 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고 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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