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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펠로시…트럼프 드디어 '임자' 만났나

"아침 대신 쇠못 씹어먹을 것"
"장벽 예산은 한 푼도 못 줘"
초반 기싸움 셧다운 장기화

"낸시 펠로시와 내기를 해서 이긴 사람이 없다. 그녀는 끈질기다. 그녀는 당신의 목을 치면서 당신이 피를 흘리고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게 할 사람이다."

펠로시 하원의장(78.사진)의 냉혹함과 집요한 면모를 들려준 이는 다름아닌 펠로시의 딸 알렉산드리아 펠로시다.

정치기자 출신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을 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는 지난 2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두번째로 하원의장이 됐는데 트럼프 대통령 등과의 만남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주저하더니 입을 열자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정적에 대해 냉혹하다는 것은 정계에는 이미 알려진 통설이다. 알렉산드리아는 덧붙여 설명했다. "생각해봐라. 그녀가 상대한 대통령들을. 낸시 펠로시는 2명의 부시와 2명의 클린턴을 겪었다. 이번이 첫 로데오가 아니다. 수십년 갈고닦은 경험이 지금 셧다운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다른 협상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해 견제장치 없이 마음껏 권력을 행사하고 반대자들에겐 독설과 조롱을 퍼부으며 '천하무적'인듯 행동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드디어 '강적'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중간선거 직전인 10월 펠로시 하원의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나는 갑옷을 갖춰 입고 아침 대신 쇠못을 씹어먹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주먹을 휘두를지 알고 있다."

그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관련해 "안된다는 말을 몇 번이나 더 해야 하는가? 국경장벽에 단 한 푼도 배정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치킨 게임을 불사하는 두 사람의 정치 스타일에 초반 기선잡기까지 더해지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은 수 주 넘게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8세라는 고령의 펠로시가 여전사와 같은 전투력을 과시하며 트럼프를 향해 뾰족한 날을 세울 수 있는 힘의 원천은 그가 걸어온 만만치 않은 삶의 궤적에서 비롯된다.

다섯자녀의 엄마로 가정생활에 전념했던 그는 막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1987년 47세의 나이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보궐선거에서 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후 30년 넘게 이 지역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2002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선출됐고 2007년 1월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냈다.

물론 아버지가 볼티모어 시장과 연방하원의원을 지냈고 오빠가 볼티모어 시장을 역임한 정치 가문 출신에 3000만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금융인 남편의 든든한 재정지원이 뒷받침됐지만 방대한 인맥과 자금 결집력, 법안 추진력에 정치적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2년 공화당의 비호 아래 손대지 못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과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의 사업거래부터 비윤리적 정부 운영까지 전방위 조사를 예고했다.

하원 법사위는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초 형법, 이민법, 헌법, 지적재산권법, 상법, 행정법 등 다양한 법률 분야의 자문 변호사를 구하는 공고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년도 충분히 소란스러웠는데 남은 2년은 훨씬 더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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