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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총기난사 생존자·희생자 가족 잇달아 자살

파크랜드 고교 출신 2명
샌디훅 때 딸 잃은 아빠
일주일 새 3명 극단 선택

제러미 리치먼이 지난 2013년 10월 딸의 이름을 따 만든 애비엘재단을 대표해 스카이프로 강의를 하며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린 딸의 사진을 보고 있다. [ABC뉴스 캡쳐]

제러미 리치먼이 지난 2013년 10월 딸의 이름을 따 만든 애비엘재단을 대표해 스카이프로 강의를 하며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린 딸의 사진을 보고 있다. [ABC뉴스 캡쳐]

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CNN방송은 25일 지난 2012년 발생한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6살 딸을 잃은 아빠 제러미 리치먼(49)이 이날 오전 자신의 오피스 빌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코네티컷주 뉴타운 경찰은 "명백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는 학교 총격 사건과 관련해 최근 일주일 사이 발생한 세 번째 자살 사건으로 대형 총기참사에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미국의 총기규제에 경종을 울리는 비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은 2012년 12월 20세 총격범 애덤 랜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학교 교실로 난입해 총기를 난사해 이 학교 1학년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을 살해한 참사다.



신경 약리학자인 리치먼은 딸을 잃은 후 딸 애비엘의 이름을 딴 비영리재단을 만들어 폭력 등 위험 요소를 초래하는 것들을 신경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알리는 일을 해왔다. 지난해 ABC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 리치먼은 "애비엘은 미소 만으로도 방을 환히 밝힐 수 있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딸을 잃은 슬픔도 옅어지겠지만 다시는 딸을 볼 수 없고 잡을 수도 없다는 그 엄연한 현실은 마음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토로했었다.

앞서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더글러스 스톤맨 고교 총기 난사에서 살아남은 학생 2명도 자살했다. 대학에 진학한 시드니 에일로(19)가 지난 17일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학생이 역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에일로는 총격사건으로 매우 가까운 두 친구를 잃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받으며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나 살아남은 죄책감에 몹시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CBS방송은 생존 학생들의 죽음이 지난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13명이 숨진 컬럼바인 총격 사건 당시에도 살아남은 여러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역 공동체에 충격을 준 적이 있다.

한편 뉴질랜드가 크라이스트 처치 테러 이후 신속하게 총기 규제안을 내놓은 데 반해 미국은 지난 25년간 잇따른 대형 총기사고에도 번번히 총기규제에 실패하고 있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크라이스트 처치 테러 이후 6일 만에 총기 규제안을 내놓았다. 규제안의 골자는 반자동소총과 공격 소총 판매를 금지하고 그동안 판매된 불법 총기도 정부가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뉴질랜드 정부의 발표 직후 트위터에 "샌디훅 사건은 6년 전에 있었지만 우리는 총기구매자 신원조회 법안을 상원에서 의결조차 하지 못했다"며 6일 만에 빠른 규제안을 내놓은 뉴질랜드 총리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몇몇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총기 규제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기 소지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해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번에는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우리는 뉴질랜드를 따라가야 한다"며 "NRA(미국총기협회)와 싸워 미국 내 총기 판매와 유통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총기규제를 공약했다.

그러나 총기규제를 가로막아온 NRA 대변인 다나 로에시는 트위터에 "미국은 뉴질랜드가 아니다. 뉴질랜드는 우리처럼 총기 소지에 관한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며 "뉴질랜드처럼 하려면 미국은 수정헌법 2조를 삭제하고 정부가 총기를 매입하기 위해 2000억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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