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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바늘 구멍' 통과했다고 다 변호사인가

변호사가 더 필요한가. 요즘 가주 변호사 시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합격률이 너무 낮아서다.

지난달 가주변호사협회(이하 SBC)가 발표한 2019년 2월 시험의 합격률은 31.4%였다. <본지 5월20일자 a-1면> 이는 1986년(27.7%), 2018년(27.3%)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가주 변호사 시험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다. 합격률이 아무리 높아도 매해 50%를 넘지 않는다. SBC는 합격률을 높여보려고 2년 전부터 시험 일정(기존 3일)을 이틀로 줄였다. 시험의 효율성 증진을 기대한 자구책이었지만 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 이는 가주에도 통합 변호사 시험(Uniform Bar Examination·이하 UBE)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본지 5월29일자 a-6면>

현재 뉴욕, 워싱턴DC, 매사추세츠 등 과반 이상의 주(36개)가 UBE를 채택하고 있다. UBE는 주법보다는 법률 전반에 대한 원칙을 다루기 때문에 이 시험을 도입한 주끼리는 변호사 자격 취득 절차가 용이하다. 가주 역시 UBE를 도입해 더 많은 변호사를 시장에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가주 변호사 업계는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 든지 오래다. 미국변호사협회(ABA)에 따르면 현재 가주에서 활동중인(active attorney) 변호사는 총 17만44명(2018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가주 변호사는 2015년(16만5952명), 2016년(16만7690명), 2017년(16만8746명) 등 계속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2008년·14만8399명)과 비교하면 무려 14.6%가 늘었다.

매해 변호사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신입 변호사가 로펌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ABA 고용데이터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7년의 경우 변호사 시험 통과자가 풀타임 변호사가 된 건 2014년과 비교했을 때 약 15% 가량 감소했다.

이미 가주 법률 시장은 변호사 포화 상태다. 그럼에도, UBE 도입 또는 시험 난이도를 낮춰 더 많은 변호사를 공급할 경우 법조계의 질적 하락과 하향 평준화가 우려된다.

현실을 보면 변호 업계의 질적 개선과 변호사 윤리 교육이 더 시급하다. 지난 2017년 의뢰인이 가주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불평 및 고소건은 총 1만5175건 이었다. 고소건은 2014년(1만6155건), 2015년(1만5793건), 2016년(1만5248건) 등 매해 1만여 건 이상 접수됐다.

변호사협회도 신경이 쓰였는지 30여 년 만에 가주의 변호사 규정을 보강했다. 지난해부터 의뢰인에 대한 협박, 차별, 부적절한 관계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윤리 규정 69개를 새롭게 시행중이다.

지난 4월에는 범죄 전력 조사를 위해 가주 변호사들의 지문을 모두 채취했다. 그 결과 6000명 이상에 대한 각종 범죄 기록을 새롭게 파악, 변호사 징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까다로운 가주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다고 해서 그 사실이 반드시 실제 변호 업무에 필요한 수행 능력과 윤리 의식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은 변호 업계 문호를 넓히기보다, 오히려 변별력을 갖고 문턱을 더 높일 때다.

jang.yeol@koreadaily.com


장열 사회부 차장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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