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눈물 없이는 먹을 수 없는…"
기획 - 떴다! 한국 매운 맛 (1)
마라탕면·떡볶이·핫치킨·불짬뽕…
한인타운에 이색 매운맛 속속 등장
얼얼하고 화끈한 맛 찾아 문전성시
①매운 맛에 빠진 한인타운
②마켓 접수, 식탁까지 진출
③유튜브 타고 주류사회까지
매운 맛 열풍이 거세다. 자극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적당히 먹으면 기분전환 및 소화촉진과 신진대사에 좋다는 의학계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한국인은 체질적으로 알싸하고 칼칼한 매운 맛에 끌리는 유전자를 타고 났다는 점이 매운 맛 열풍의 가장 큰 이유다.얼큰한 짬뽕, 매운 낙지볶음, 매콤달콤한 떡볶이 정도였던 타운의 매운 맛 내는 외식 메뉴가 최근에는 더 다양해졌고 더 매워졌다. 식품 및 유통업체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매운 맛 관련 제품들을 대거 내놓고 있다. 이렇게 거세진 한국의 매운 맛 인기는 유튜브의 '먹방' 인기를 등에 업고 미국 주류사회로 번져가고 있다.
오는 6일 오픈할 예정인 이곳은 중국 사천 지방에서 유래된 매운 마라 소스로 맛을 낸 탕면과 볶음요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웍 바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마라탕면이 큰 인기라고 들었는데 이번에 한인타운에 처음으로 마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열게 됐다"며 "소고기, 양고기 등과 함께 다양한 야채를 손님이 원하는대로 골라 마라로 요리해 먹는 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수년전부터 혀가 얼얼할 정도로 강렬하지만 중독성 강한 매운 맛으로 마라탕면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한인타운에서는 웨스턴길 3가와 4가 사이 연변요리 전문점 '오두막' 정도에서 일부 매니아들이 즐겼던 맛인데 전문 식당이 생겨날 정도가 됐다.
파이어 치킨 관계자는 "인근에는 다운타운과 리틀 아르메니아에 각각 하나씩 내슈빌 핫치킨 식당이 있는 것으로 알고 한인타운은 처음일 것"이라며 "오픈한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등 색다르게 매운 맛을 즐기려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마찬가지 매운 맛 치킨 집으로 6가와 카탈리나의 '미친 닭(Michin Dak)'도 있다. 오리지널이나 허니 오렌지는 순한 맛에 속하지만 '핫' 치킨은 자칭 '얼굴을 강타하는' 정도로 맵고, '미친 스파이시' 치킨은 맛보면 저절로 욕이 나오고 땀과 눈물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맵다고 한다.
전통의 매운 맛 식당들도 문전성시다. 6가와 노르망디의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푸짐한 한 냄비 분량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고 마일드부터 4단계 매운 맛으로 이미 명소가 됐다. 또 3가와 세라노의 중식당 '짜몽'은 뚝심 있게 불짜장과 불짬뽕을 밀어붙여 매니아 층을 형성했다.
고스트 페퍼라고 불리는 특제 소스로 매운 맛을 1~10단계로 다양하게 조절하며 가장 매운 10단계를 먹는 손님은 식당 벽면의 명예의 전당에 사진으로 기록되고 무료 시식권도 받게 된다. 짜몽 관계자는 "한인 손님이 당연히 많지만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중국, 필리핀 손님들이 일부러 찾아와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웨스턴과 1가의 '뜨락'은 한국에서 공수된 청양고추로 손님의 요청에 맞춰 낙지볶음의 매운 맛을 조절하고, 윌셔길의 '북창동 순두부'도 4단계로 매운 맛을 조절해 주문을 받고 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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