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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명 복음주의 운동가 '불륜' 논란

9일 청어람 웹사이트 입장문 게재
"대표서 면직, 이사직 해촉 결의"

양씨 "모든 활동에서 물러나겠다"
손봉호 교수 역시 "심각한 경종"

이민 교계서도 좌담회 등 활동해
지난 2013년 본지와 단독 인터뷰

청어람 웹사이트에 게재된 입장문.

청어람 웹사이트에 게재된 입장문.

한국의 유명 복음주의 운동가로 미주 한인 교계에도 널리 알려진 양희송(사진) 씨가 9일(한국시간) 불륜 문제로 청어람ARMC(이하 청어람)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한국 및 이민교회는 양씨의 면직을 두고 충격에 휩싸였다. 양씨는 여러 기독교 관련 저서를 내면서 기독교 복음주의 운동을 이끌어 왔으며, 미주 지역에서는 LA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이민 교계에서 좌담회, 강연회 등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려왔다. 양씨는 평소 '교회 개혁'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각종 기독교 이슈에 대해 비판과 대안 등을 동시에 제시해왔던 인물이었기에 이번 논란을 받아들이는 교계의 충격은 더욱 크다.

9일(한국시간) 청어람은 '양희송 대표 신상 문제에 대한 이사회의 결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웹사이트(www.ichungeoram.com)에 게재했다.

청어람은 지난 2005년 높은뜻숭의교회가 한국 교회와 사회에서 기독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인문학, 대중 신학, 사회혁신, 청년정치, 문화ㆍ예술 등의 영역에서 대중 강좌 등을 기획하며 기독교적 화두를 던져온 일종의 기독교 싱크탱크다.

그동안 이 단체를 이끌어온 양씨가 갑자기 불륜 문제로 대표직에서 면직됐다는 내용의 입장문은 교계에 충격을 던졌다.



우선 청어람은 웹사이트에 성명과 양씨의 입장문을 함께 게재했다.

청어람 입장문을 보면 "이사회는 지난 8월 중순, 양희송 대표의 일신상 문제를 인지하였으며 그에 대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윤리와 청어람ARMC 구성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금일부로 양희송을 대표에서 면직, 이사직에서 해촉하기로 결의하고 본인에게 통보했다. (중략) 후원자, 구독자 그리고 공론장의 성도와 시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씨 역시 입장문을 통해 "수년간 아내 모르게 다른 여성과 관계를 맺어왔다. 최근 밝혀진 제 불륜은 온 가족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주었다. (중략) 어떤 비난도 달게 받고, 모든 공적 활동에서 물러나 참회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전했다.

이번 양씨의 불륜 논란은 평소 그가 교계를 향해 쓴소리를 자주 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쓰라리다.

그동안 명성교회 세습 반대 등 함께 목소리를 내왔던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는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더 생각할 게 뭐 있나. 잘못한 것"이라며 "자기를 못 다스리고 다른 사람을 욕을 하게 되면 말하는 그 자체가 권위가 다 없어지는 거니까. (양 전 대표 사건은) 저 같은 사람에게 굉장히 심각한 경종"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SNS) 등에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평소 교계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양씨를 두고 실망감이 표출된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기독교 '미투'에도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이 정작 자신은 불륜 관계에 있었다니…" "몇 년 전 전병욱 씨의 성추행 사건 때에 누구보다 공격적이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양가적 성향을 보여줬다" "다른 사람도 아닌 양희송씨라서 더 충격이 크다. 이번 일로 더 많은 '가나안 교인(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신조어)'이 생겨날까 두렵다" 등이다.

미주 한인교계도 충격은 마찬가지다.

레이 김(38ㆍ토런스)씨는 "양씨가 쓴 책의 내용이나 평소 교계를 향한 그의 발언에 동감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너무 충격"이라며 "교회 개혁은 역시 시스템이나 표면적 문제를 꼬집는데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나'부터가 바로 서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고 말했다.

양씨는 지난 2013년 LA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개최한 이민교계 좌담회 전 본지와 단독 인터뷰 <본지 2013년 4월2일자 a-26면> 를 하기도 했다.

당시 양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는 위기가 발생해도 중간에 붙잡아주거나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하는데 이민교회는 내구성이 약해서 위기나 사고에 취약한 느낌"이라며 "(이민 교계는) 한국 교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를 잘 관찰해서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었다.

현재 양씨의 SNS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본지는 양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일단 양씨는 입장문을 통해 곧바로 잘못을 인정,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양씨는 입장문에서 "신앙인으로서 또한 설교자로서 저의 삶이 제 말을 정직하게 담아내지 못한 결과라고 고백한다"며 "감히 용서를 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미주한인교계 한 유명 목회자는 "(양씨의) 소식을 듣고 너무나 참담한 마음에 하루종일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며 "사실 우리 모두가 허물 있는 인간인데 양씨도 참회의 시간을 거쳐 꼭 회복하길 바라며 아무리 잘못이 있다 해도 그동안 양씨가 교계에 미쳤던 좋은 영향력이나 대안까지 폄훼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양희송은

서울대학교(전자공학), 영국 트리니티칼리지(신학 BA), 런던신학교(신학 MA) 등을 졸업했다. 학원복음화협의회 연구실장, 월간 '복음과 상황' 편집장을 거쳐 한동대학교에서 7년간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쳤다. CBS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도 공동으로 기획했다. 이후 청어람에서 대표를 맡아 500회가 넘는 대중 강좌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각종 기독교적 화두를 던져온 인물이다. 저서로는 '다시 프로테스탄트'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 '세속성자' '복있는 사람' 등이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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