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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참아" 탈가주 심각

'골든 스테이트'는 옛말
2018년 70만명 '타주로'
높은세금·주거비·산불 등에 지쳐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고 있다.

고세율, 높은 생활비, 잦은 산불, 반기업 정책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면서 가주를 일컫는 ‘골든 스테이트’는 옛말이 됐다. 심지어 ‘캘리포니아 엑소더스(California Exodus·탈가주)’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지난 15일 유명 보수 논객 벤 샤피로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 매체 ‘더 데일리 와이어(The Daily Wire)’ 본사를 “LA에서 테네시주 내슈빌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샤피로는 LA 토박이로 UCLA(정치학)를 다녔다. 그는 “LA에서 나고 자랐다. 여전히 LA와 캘리포니아를 사랑하지만 높은 세율과 법질서가 엉망이 되는 등 삶의 질이 낮아졌다”며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다. 이곳의 수많은 업체와 납세자가 다른 곳을 찾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7월 코미디언이자 팟캐스트 1위를 자랑하는 조 로건도 코로나19 재확산 문제와 함께 노숙자 증가, 경제적 불균형 등을 지적하며 LA를 떠나 텍사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까지 가주 공장 재가동 불허에 반발, “테슬라 본사를 휴스턴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를 일부의 사견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18년 가주를 떠난 주민은 69만1145명이다. 역대 최고치다. 전년(2017년·66만1026명)에 비해 가주를 떠난 주민이 약 5% 가까이 늘어났다.

잇따라 발의되는 고세율 정책도 가주민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재산세를 인상하자는 내용의 주민발의안 15가 대이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재산세 인상안에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가주 의회는 부유세(wealth tax) 인상까지 추진중이다. 현재 가주 최고 세율은 13.3%다. 이미 전국적으로도 가장 높은데 부유세가 인상되면 연소득 500만 달러 이상일 경우 세율이 16.8%, 가주 및 연방 기준까지 더하면 무려 53.8%에 육박하게 된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산불 등 자연 재해도 가주를 떠나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가주산림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사이 가주에서는 총 6352개(총 전소 면적 141만113 에이커)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 발생 건은 전년 동기(4129개·4만3417 에이커) 대비 53% 급증했다. 총 전소 면적은 무려 30배 이상 늘었다.

김진석(54·토런스)씨는 “코로나19 확산 문제도 심각했는데 최근 무더위 정전 사태에 산불까지 발생해 공기도 안 좋아지니까 타주로 가고 싶을 정도”라며 “예전에는 가주가 날씨라도 좋았는데 점점 더 습해지고 환경적으로 살기가 안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턱없이 높은 주택 가격, 주거 비용 등도 원인이다. 스탠퍼드대학 산하 후버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주의 생활비 지수(기준 100)는 142.7 포인트다. 이는 하와이(197.6), 워싱턴DC(160.7), 뉴욕(155.9)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치다.

게다가 가주 지역 주택 중간 가격은 70만6900달러(8월 기준)를 기록했다. 70만 달러대 진입은 사상 처음이다.

제이크 최(38·다우니)씨는 “렌트비도 너무 높다. 특히 아이들 때문에 학군 좋은 지역에 집을 알아보는데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지인중에는 사업체를 팔고 그 돈으로 타주에 가서 집 한 채를 사고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가주가 워낙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보니 보수적 교육을 선호하는 학부모의 경우는 각종 정책에 대한 불만도 많다. 특히 최근 소아성애 범죄자 등록 기준이 완화되는가 하면, 공립학교의 지나친 성교육 커리큘럼 등에 대한 반발이 높다.

교인 이세린(42·어바인)씨는 “요즘 애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너무 진보화 되는 정책에 아이들이 영향을 받을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정말 많다”며 “최근 교회 캠페인 등을 통해 소아성애 범죄자 등록 기준 완화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까지 했는데 결국 실패하면서 차라리 타주로 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분명 ‘캘리포니아 드림’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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