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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절반값에 구입한 항공편

최근 지인이 한국에 다녀왔다.

9월 초 김정은의 6차 핵실험으로 시끄러웠는데도 출발하기 20일 전에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할 수 없어서 그냥 다녀왔다고 한다.

그 지인은 일반 직장인으로 오랜만에 얻은 휴가여서 바꾸기도 어려워 큰마음 먹고 다녀와야 했다. 주위에서 전쟁이 날지도 모르는데 가도 괜찮겠냐는 우려도 무시했다고 전한다.

그의 개인적인 여행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한국 국적기를 통한 논스톱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LA-인천 구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 항공의 논스톱을 한국 방문에 이용해왔던 것에 비해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 외국 항공사들이 특별한 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싼 가격으로 한인들에게 알음알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선택은 왜 이뤄졌을까.

우선, 직항편이 아니기에 항공료가 매우 저렴했다. 비수기인 9월 일반석 기준 국적기 직항은 900~1000달러인데 외국 항공사를 이용한 원스톱편은 430~650달러로 티켓을 끊을 수가 있다. 절반이다. 원래 인천-LA 직항편은 여름엔 1500달러, 비수기엔 1100달러, 연말연시 성수기에는 1700~1800달러로 올라간다. 그래서 일반적인 한인들이 한국 방문하는 것은 몇 년 만의 행사였던 이유다.

물론 이런 경유 편 이용이 새로 생긴 트렌드는 아니다. 예전에 대한항공은 도쿄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운항했다. 지금은 합병돼 사라진 노스웨스트 항공사도 같은 구간을 운항했다. 당시 최고 200달러 정도 저렴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항공편에 있어서는 소비자 선택 폭이 줄었던 것이다.

베이징(에어차이나), 상하이(중국동방항공), 혹은 광조우(중국남방항공)를 경유하는 것은 예전의 도쿄 경유와 시간상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항공료 차이는 크다. 경유 대기는 대략 3시간 정도가 들어간다. 시간이 급하지 않은 개인 여행에는 큰 무리가 없다. 시간과 항공료를 바꾸는 것이다.

영어 소통이 가능한 미주 한인들에게 국적 항공사의 이점은 크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기내 방송의 영어도 그렇게 어려운 영어도 아니다. 많은 사람이 국적 항공사의 빼어난 서비스를 기억하므로 다른 나라 항공사의 서비스가 그만 못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을 하기 쉽다. 하지만 항공료가 절반 값이라고 서비스가 절반일 리 없고 수화물 값을 더 받지도 않으며 중간까지만 데려다주는 것도 아니다. 또한 기내식 제조업체도 비슷한 곳이어서 별반 차이도 없다. 오히려 직항으로 가면 식사가 2번이지만 갈아타야 하기에 기내식을 3번 먹을 수 있다.

물론 외국 항공사이기에 국적기에 비해서 서비스가 아쉬운 점도 있다. 여행 중 즐거움의 하나인 영화 보기는 중국어 자막이나 영어 더빙된 것을 시청해야 한다. 또한 상하이/베이징-LA 구간에서 승무원들이 중국어로 말을 걸어 오면 난감하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승무원들이 친절한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또 인천공항에서 출발할 때 외국 항공사여서 터미널이 다르고 게이트가 멀어서 국적 항공사에 비해서 더 부지런해야 한다. 면세점에서 쇼핑이라도 하고 온다면 보딩 시간에 늦지 않게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중국 법률상 경유 승객인 경우에도 리튬이 들어가 있는 휴대용 배터리는 소지할 수 없다. 잘못하면 중간에 버려야 한다.

인터넷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혔고 이런 경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행 여객기 절반 값 티켓도 그중 하나다.


장병희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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