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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석 기자의 PoliTalk] '로켓맨'과 '긴 개스관'

트럼프의 '별명 정치'
트윗 오역한 한국언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 대선 캠페인 내내 정적에게 입에 착 달라붙는 별명을 붙여줬다.

유력 후보들은 그의 별명 펀치에 휘청거렸다. 당초 공화당 경선 승리가 확실시됐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첫 번째 희생양. 트럼프가 부시를 상대로 붙인 별명은 "로 에너지 젭(low-energy Jeb)"이었다.

실제로 부시의 유세는 지나치게 정책에 편중된 나머지 지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목소리도 나긋나긋한 그는 언젠가부터 어디를 가도 "로 에너지 젭"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보수논객들도 흔들렸다. 라디오 진행자 휴 휴잇은 "부시가 베테랑 정치인일지 몰라도 박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1억 달러가 훌쩍 넘는 엄청난 후원금도 부시의 '힘없는' 이미지를 바꾸지 못했다. 심지어 유세장에서 목소리를 키워보기도 했으나 지지율 1위는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캠페인도 일찌감치 접었다.



트럼프는 이어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게 "꼬맹이 마코(Little Marco)", 경선의 마지막 상대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는 "거짓말쟁이 테드(Lyin' Ted)"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실제로 크루즈 캠페인은 경선 때 '벤 카슨 후보가 승복했다'는 잘못된 보도자료를 내보내 유권자들로 하여금 그의 별명이 맞다는 인상을 줬다.

본선에서 트럼프는 힐러리를 상대로 별명 3개를 던졌다.

"사기꾼 힐러리(Crooked Hillary)" "부정직한 힐러리(Dishonest Hillary)" "무능력한 힐러리(Incompetent Hillary)".

'사기꾼'과 '부정직'이라는 말은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부각했고 '무능력'은 벵가지 사태를 비롯해 이라크.시리아 문제와 IS국가의 부상 등 국무장관 시절 중동을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이 힐러리 전 국무장관임을 떠올리게 했다. 논객들이 어느 별명이 힐러리에게 더 잘 어울리는지 논쟁을 벌일 정도였다.

언론사와 언론인도 피할 수 없었다.

"망해가는 뉴욕타임스(The failing New York Times)" "가짜뉴스 CNN(Fake News CNN)" "졸린 눈 척 토드(NBC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등이 그 사례다. 언론사도 타격을 입었는지, 뉴욕타임스는 경영난으로 얼마 전에 편집국에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CNN은 케이블 뉴스 채널 중 시청률이 꼴찌로 떨어졌다.

트럼프가 북한의 김정은에게도 별명을 붙여줬다. 지난 17일 트위터에서 "어젯밤에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로켓맨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다"고 글을 올렸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은 단지 아홉 글자로 김정은을 조롱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무기를 하찮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트윗 오역, 외교문제로 번질 뻔

지난 17일 한국언론들이 트럼프의 트위터를 번역한 기사를 올렸다. 트윗의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는 것. 문제는 트윗의 말미에 있던 'Long gas line forming in North Korea'라는 부분이었다. 언론은 대부분 '긴 개스관이 형성중이다'라고 번역했다.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때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개스관 사업 구상을 밝힌 부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고 해설을 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오역이다. 'Long gas line' 이라는 표현은 주유소 앞에 길게 행렬이 늘어선다는 뜻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 때문에 석유 수급이 잘 안 된다는 말이었다. 일부 언론은 뒤늦게 잘못된 해석 부분을 삭제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대규모 오보 사태'를 낸 이후였다.

이에 청와대 측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오보가 발생한 데에는 (기자의) 머릿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를 비판할 것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했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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