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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하루

한성윤 목사/ 나성남포교회

아침 햇살을 맞으며 얼굴에 닿는 찬 공기가 하루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미처 깨지 못한 눈꺼풀이 자꾸 내려오려 하지만 커피를 든 손에 힘을 주며 일터로 나갑니다. 매일 같으면서 매일 다른 오늘은 우리 마음을 쉴새없이 채근하고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보다는 세상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로 그렇게 하루를 보내게 합니다.

전쟁터로 나가던 장교가 사병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우리는 주님을 잊을지라도, 오 주님, 우리를 잊지 마소서"라고 했던 말을 이제는 일터에서도 경험합니다.

영화 300에도 등장했던 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르크세스 (기원전 519-465)는 강력하고 혹독한 정책으로 제국을 다스렸습니다. 알려진 대로 그는 성경에도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황후였던 와스디가 자신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폐위를 시켜버린 그는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본토로 돌아와 새 황후를 맞습니다. 그 여인이 바로 유대인이었던 에스더입니다. 그리고 에스더는 자칫 처참할 수 있었던 유대인 대학살을 막아내는 여인이 됩니다.



그런데 이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란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는 마치 조선왕조실록의 한 부분을 읽는 듯, 왕궁에서 매일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뻔한 드라마를 보는 듯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출신을 감추어야 했던 별 볼 일 없는 그러나 아름다운 여주인공, 그러다가 신데렐라처럼 황후가 되지요. 그런 어느 날, 한순간의 오차에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려있던 위기의 순간, 사촌오빠인 모르드개가 말합니다. "네가 아니어도 유대인들은 구원을 얻겠지. 허나 네가 황후가 된 것이 바로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

"네가 아니어도".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하나님이 페르시아 제국의 하늘을 찢고 에스더의 심장을 쿵하며 울리던 순간입니다. 너무나 뻔했던 평범한 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나"였습니다.

하나님께는 내 모든 하루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그녀가 황후가 된 날뿐 아니라, 태어나 자라나던 하루들, 아니 침을 삼켜 넘기는 순간까지도 하나님께 평범한 시간은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하루. 그러나 오늘은 도저히 평범할 수 없습니다.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진 순간들이었습니다.

아침 해가 뜨고 어느새 노을이 붉습니다. 분주하지만 똑같아 보이는 하루가 지나고 아니 오히려 말할 수 없이 특별한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황홀한 날입니다. 당신의 오늘은 하나님의 특별한 하루인 "바로 나"의 하루입니다.

sunghan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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