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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건강칼럼] 심리치료 이야기

현대의 심리치료는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이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이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이론으로 “대화 치료”를 통해서 내재돼있는 무의식에 갇힌 강력한 감정에너지를 풀어주는 방법이다. 환자가 어떤 감정을 거부하는 것을 “억압”이라고 불렀으며 이것이 종종 정상적인 기능에 해를 끼치며 육체적 기능까지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이를 “정신 신체증”(심신증)이라고 설명하였다. 프로이트는 가장 고통스럽고 중요한 기억이 환자에게 저항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좋지 않는 일정한 기억들이 철저하게 억압되어 있다가 정신의 의식 영역으로 뚫고 들어감으로 그것이 무의식의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을 대화로 풀어내어 치료하는 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화병, 분노, 억울, 놀람, 우울, 한(恨),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불면, 두통, 등의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것을 기의 울체로 보고 있다. 기가 통하지 않고 막혀서 나타나는 현상들인 것이다. 즉, 이러한 것들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온 심리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체로 합쳐져서 화병으로 다가가게 된다. 화(火)는 위로 솟구치는 경향이 있고 열을 발생하여 두통이 있거나 어지럽거나 가슴이 답답하게 된다. 심하면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고 소화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기가 막혀서 순환이 잘 되지가 않으니 손발이 차기도 하고 경직이 되기도 한다.

심리치료에 대한 옛 명의의 재미있는 예를 들어보겠다. 1607년 산서성 양곡현에서 태어난 부청주는 명나라를 대표하는 자존심이자 명의였다. 청나라 초기에 산서성 태원에 이소우라는 사람이 부인과 금슬이 좋았지만 우연찮은 일로 심하게 다투게 되었다. 평소 남편을 사랑하던 부인으로서는 남편이 자신에게 화를 내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아서 울화병이 생겼다. 시름시름 앓더니 음식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남편은 조급해져서 용하다는 의사를 찾아 다녀도 부인의 병세는 조금도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가 않았다. 남편은 60리(24km)를 걸어서 명의로 소문난 부청주를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애기했다. 부청주는 환자를 보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면서 지금 그 약재가 없으니 준비해 놓을 때까지 그 동안 남편은 달걀크기의 색이 짙은 돌맹이 하나를 주워서 탕기에 넣고 물을 보충하면서 색이 옅어질 때까지 정성껏 달이라고 하였다.

남편은 다소 의아해 했지만 부청주의 말이었기에 집으로 돌아가서 밤낮으로 쉬지 않고 돌을 약처럼 달였다. 물이 마르면 절대 안 된다는 지시에 물을 붓고 불을 살펴가며 수일, 물을 49회나 붓고 끊였지만 돌맹이 색은 그대로였다. 당연한 것이다. 보다 못한 부인이 일어나서 “제대로 끊이고 있는 것인가요?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닌지요?” 라고 물었다. “부청주가 지시한대로 하고 있지만 잘 안되는군.” “그럼 제가 지키고 있을 테니 다시 가서 잘 알아보고 오세요.” 남편은 부인에게 불을 맡기고 부청주를 다시 찾아갔다. 부청주는 남편의 자초지종을 들은 후 웃으며 당신이 집으로 돌아갈 때면 부인의 병은 이미 나아 있을 것이라며, 병의 원인을 알려주었다.



“당신 아내의 병은 화가 쌓여 생긴 것으로, 화를 풀어주면 병이 낫습니다. 당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궁이에 앉아 돌맹이를 달이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화가 사라졌으며, 동시에 간목(肝木)이 되살아나고 비위(脾胃)의 기능이 회복되었을 터이니, 이미 병은 나은 것입니다. 남편이 집에 돌아왔을 때 정말로 아내의 병은 나아 있었다. 부청주의 탁견이 뛰어남을 알 수 있었다. 화가 나면 간목(木은 오행에서 간에 해당하는 것)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따라서 비위(脾胃)인 토(土)을 억누르게 되어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약을 달이는 남편의 헌신적인 모습에서 아내의 분노가 눈 녹듯이 사라지고 간(肝)과 비위(脾胃)의 균형이 정상을 회복하므로 아내의 병이 낫게 된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기의 울체된 화병은 침술, 한약으로 치료되며 특히 침술치료는 그 즉시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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