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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호 작가 전시회 '희망의 빛'

어머니·아들 잃고 그린 작품
절망 속 희망을 장미로 표현

희망의 빛(Lights of Hope)이라는 전시 주제는 작가의 삶을 닮았다.

2003년부터 2년 사이 부모님의 갑작스런 죽음, 뇌종양으로 7년간의 투병 끝에 석 달 전 하늘나라로 간 아들 민구, 재능을 의심하며 무명 작가로 살았던 삶. 그 속에서도 작은 빛을 따라 걸어갈 수 있었던 건 '그림'이다. 그리고 아빠가 뉴욕에서 꼭 전시회를 하길 바랬던 아들과 가족의 응원이다.

절망 속에 비추는 희망을 장미로 표현하는 작가 강선호씨의 개인전이 맨해튼 첼시의 K&P갤러리(547 W 27스트리트, #518)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강 작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너무 힘들어 술독에 빠져 살았던 때도,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젠 이겨냈다' 싶어 2010년 붓을 다시 잡자마자 아들이 뇌종양 중에서도 희귀한 병에 걸렸고 수술과 재발을 거듭했다. "모두의 기도와 신앙의 힘으로 차츰 나아지는 듯 했지만 네 번째 수술 후 민구의 왼쪽 얼굴과 사지에 마비가 왔을 때는 너무나 견디기가 힘들어 세상을 등질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고 생을 이어나간 대가는 찾아왔다. 2013년 친구와 교수님의 도움으로 LA에서의 개인전 개최를 시작으로 2014년 11월 뉴욕의 SIA갤러리 개관전 작가로 진출한 그는 아들의 소원대로, 또 자신의 바람대로 그림을 계속하게 됐다. 칠흙같이 어두운 바탕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화려한 색의 장미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은 어둠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 빛이 없어도 피어나는 꽃을 의미한다. "삶이라는 게 참 생각대로 되지 않죠. 지난 10여 년간 '왜' 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며 살아왔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니 시련을 통한 연단 없이 오늘의 내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아들의 장례를 치르며 포기하고 싶었던 전시 일정을 아들과 약속을 생각하며 오게 됐다는 그의 18일 개인전 오프닝에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참가해 강 작가를 작품과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아내와 딸에게는 미안할 만큼 알아주는 '아들 바보'였다는 강 작가는 "아들이 대학생 되면 포장마차에서 같이 맥주 한 잔 하는 게 제 꿈이었어요. 제 그림을 통해 고통 속에 계신 분들이 희망을 가지게 되길, 또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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