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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에 6일 라면·과자 먹으니 1년 새 몸무게 10㎏이나 불어

'혼밥 직장인' 식단 분석

영양과잉 시대라고들 한다. 웬만한 사람은 부족함 없이 먹는다. 문제는 영양의 불균형이다.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열량은 충분하지만 칼슘·무기질·비타민 같은 미량 영양소 섭취가 부족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5)에 따르면 한인들의 식생활평가지수는 59점(100점 만점)에 불과하다.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면 체내 대사는 부실해지고 남아도는 칼로리가 쌓여 몸은 뚱뚱해진다. 혼자 사는 직장인 박철우(36) 씨는 '배부른 영양실조'의 전형적인 사례다. 그의 최근 1주일 식단을 근거로 식습관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박씨의 아침식사는 출근과 동시에 마시는 커피 한잔이다. 매번 아침을 챙겨먹겠다고 다짐하지만 사무실로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굶기 일쑤다. 점심은 콩나물국밥·부대찌개같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요리를 주로 먹는다.

배가 출출해지는 늦은 오후에는 달달한 간식을 달고 산다.

하루라도 안 먹으면 이유 없이 허전하다. 1주일에 한두 번은 야식도 거리낌없이 즐긴다. 박씨는 매일 이런 식습관을 유지한 결과 1년 만에 체중이 10㎏이나 불었다.



외식·혼밥족인 박씨의 최근 1주일 식단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대한영양사협회 회장) 교수에게 의뢰했다.

임 교수는 "박씨의 경우 배부른 영양실조의 전형적인 식단"이라고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으로는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열량은 충분하지만 비타민·칼슘 같은 미량 영양소는 부족하다"고 꼽았다.

미량 영양소는 작은 양으로 신체 구성을 돕는 영양소다. 예컨대 칼슘은 뼈를 단단하게 만들고 마그네슘은 세포 에너지 형성을 담당한다. 칼륨은 혈액이나 세포외액 등 체액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배부르고 든든하게 먹었다고 해서 충분히 잘 챙겨 먹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인 셈이다. 임 교수는 박씨 식단의 문제점을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아침 결식, 둘째는 과자 중심의 간식, 셋째는 외식·간편식 위주의 식단, 넷째는 채소·과일 섭취 부족, 다섯째는 부실한 저녁식사다.

한국인 4명 중 1명은 박씨처럼 아침을 거른다. 매일 아침을 굶는 박씨는 전날 저녁부터 그 다음 날 점심까지 15시간 이상을 공복인 상태로 생활한다. 결국 극심한 공복감을 메우려고 점심 때 폭식하기 쉽다.메뉴도 배를 빨리 채울 수 있으면서 자극적인 음식을 선택한다. 아침 결식→공복 저혈당→점심 폭식→혈당 상승→인슐린 급증→저혈당→오후 간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오전 내내 공복인 상태를 유지하다가 오후엔 폭식·간식으로 혈당이 오르내리면서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1주일 내내 신선한 채소·과일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다. 박씨의 식단에는 콩나물국밥·김치찌개에 소량 들어 있는 콩나물·배추김치 이외에 미량 영양소를 채워주는 요소가 없다. 영양 불균형이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다.

고작 두 끼 먹는 식사도 외식·간편식 일색이다. 직접 만든 요리처럼 식탁을 그럴싸하게 꾸밀 순 있지만 집밥 같은 외식·간편식은 없다. 고객을 끌기 위해 맵고 짭짤한 맛이 강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소금·설탕·식품첨가제 사용이 많아진다.

실제 박씨의 식단을 통해 파악된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평균 3412㎎이다. 적정 섭취량(하루 2000㎎)을 가볍게 넘긴다. 하루도 적정 섭취량을 초과하지 않은 날이 없다. 특히 간식에 야식까지 먹은 수요일의 나트륨 섭취량은 무려 4671㎎. 적정 섭취량의 2배를 웃돈다.

상대적으로 부실한 저녁식사도 문제다. 박씨는 저녁을 라면 위주로 해결한다. 1주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라면을 먹었다. 라면은 칼로리는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한 식품이다. 밤 늦게 허기가 심해져 야식을 즐기게 된다. 밤은 몸이 쉬는 시간이다. 야식으로 섭취한 열량은 그대로 복부에 겹겹이 쌓인다. 박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단기간에 10㎏이나 살이 찐 것도 이 때문이다.

임 교수는 "저녁은 가능한 한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백반으로 차려 먹는 게 좋다"며 "만일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한다면 채소·과일 샐러드를 추가로 구입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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