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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칼럼] 미국 철도는 강대국의 원동력?

우리 동요 중에 “기차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다. “왜 하필이면 집을 기차길 바로 옆에 지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원래 집이 있었고, 나중에 바로 그 옆을 통과하는 기차길이 생겨났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차길은 기차가 다니는 길이다. 증기기관을 써서 생긴 동력을 이용하는 연결 차량이란 뜻으로 동양에서는 기차(汽車)라고 불렀었다. 그러나 지금은 관광지를 빼고는 증기기관을 쓰는 기차는 없고 내연기관을 이용하는 것만 있는 까닭에 ‘기차’라는 말 대신 ‘열차’라는 말이 더 맞는다고 하겠다. 열차는 대개 철로 위를 달리게 되어 있다. 미국의 산업화는 철도의 발전과 함께 철로를 질주하듯이 발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차는 1814년에 영국에서 발명되었다. 1820경에 스티븐슨에 의해 처음으로 실용화에 성공했고, 미국에 철도가 소개 된 해는 1823년이다. 그해 볼티모어에서 처음으로 선로를 만들어 운행했다. 철도가 미국에 소개되자마자 1960년 남북전쟁 직전까지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넓은 대륙에서 사람과 물건을 운송하는데는 열차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었다. 주로 산업화가 먼저 이루어진 북부가 남부보다 더 발달했다. 일설에 의하면, 남북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한 것은 철도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한다. 군사력은 남부가 훨씬 앞섰지만, 철도가 발달한 북부는 병력과 물자를 대량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에 힘입어 남부를 제압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 즉시 미국은 ‘대륙횡단 철도’라는 커다란 사업에 매달리게 된다. ‘대륙횡단 철도’란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미국 대륙을 가로 지르는 철도를 말한다. 미국 정부는 남북전쟁 이전에 이미 동부 지역에 깔려 있던 철도를 서부에 연결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서부는 아직 발달하지 않던 지역이고, 중서부는 완전히 황무지로 형성된 지역인지라 대륙횡단 철도를 건설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륙횡단철도는 남북전쟁이 끝나기 직전에 착공하여 6년만인 1869년에 완공되었다. 양방향에서 건설을 시작했는데, 서부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새크라멘토에서 동쪽을 향해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 철도회사가 건설을 시작하고, 동쪽에서는 네브라스카의 오마하에서 센트럴 퍼시픽(Central Pacific) 철도회사가 서쪽을 향해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철도건설에는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는데, 서쪽의 유니온 퍼시픽 철도회사는 주로 중국인 노동자를 쓰고, 동부의 센트럴 퍼시픽 철도회사는 아일랜드 출신 노동자를 주로 썼다. 1869년 5월 드디어 양방향에서 출발한 철도 건설은 유타주의 프로멘터리에서 마주침으로써 완성되었다. 대륙횡단 철도의 완성으로 미국 동부와 서부는 비로서 하나의 경제권으로 융합하는 커다란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한편, 철도의 발달은 철도 재벌과 철강 재벌을 탄생케 하기도 했다. 밴더빌트 가문은 동부의 철도 재벌로 등장하고, 스탠퍼드 가문은 서부의 철도를 좌지우지하는 재벌로 급성장했다. 이들이 재벌로 급성장한 배경은 철도 사업이 독점의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철도 사업은 아무나 함부로 덤빌 수 없는 사업이다. 게다가 정부의 지원이 전적으로 필요하므로 정부와 결탁하는 예가 많았다. 그래서 철도 건설이 한창이던 시대에 재임했던 그랜트 대통령의 행정부는 수많은 부정부패와 연루되기도 했다. 그랜트 대통령은 비록 깨끗한 사람이었으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부정부패을 일삼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의 발달은 미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철도 산업은 자동차가 나타나자 서서히 영광의 빛을 잃기 시작했다. 기동력이 탁월한 자동차 운송 능력에 비하면 굼뜬 철도 수송의 능력은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이다. 지금은 대량 수송에만 철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시대를 막론하고, 한 때 번성하던 산업은 다음 세대의 산업에 자리를 내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번성하고 있는 IT(정보기술)산업도 다음 세대의 산업에 자리를 물려 줄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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