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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친서 외교

이종호 / 논설실장
이종호 / 논설실장 

[LA중앙일보] 발행 2018/09/1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9/10 18:29

'친(親)'이란 한자는 아주 사이가 좋고 가깝다는 뜻이다. 몸소, 직접이란 뜻도 있다. 친서(親書)는 직접 쓴 편지를 말한다. 외교적으로는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최고지도자에게 보내는 공식적인 편지를 친서라 한다.

요즘 한반도 주변은 가히 '친서외교'의 시대라 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김정은, 시진핑, 푸틴, 아베 신조 등 주변 각국 정상들이 주고받는 친서가 연일 외교가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어서다.

한미 간에 오간 최초의 친서는 1883년 고종이 당시 21대 미국 대통령 아서에게 보낸 친서였다. 그 전 해에 조선과 미국이 처음 외교협정을 맺고 미국의 초대 공사가 부임하자 그 답례로 보빙사(報聘使)를 보낼 때였다. 당시 미국을 방문한 민영익 등 사절단은 아서 대통령에게 예를 표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이마가 마룻바닥에 닿도록 큰 절을 올렸다. 아서 대통령은 크게 당황했고 그 광경은 다음날 미국 신문에 생생한 삽화와 함께 크게 소개됐다.

양국의 이질적인 문화와 습속을 보여주는 비슷한 장면은 최근에도 연출됐다. 70년 적대국이었던 북한과 미국 정상이 서로 친서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다.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외교적으로는 이례이라 할만큼 커다란 봉투에 담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 장면 역시 '거대한 친서(giant letter)'라는 이름으로 미국 언론에 소개되며 한동안 화제가 됐다. 어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네 번째 친서가 백악관에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라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진작 만족의 트윗을 날렸다.

정성이 담긴 종이 편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정상 간에 오가는 친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종이 편지 한 장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어떤 '아날로그적 위력'을 보여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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