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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여백의 미

꽉 차면 편하지가 않다. 틈새가 없어 숨이 가빠진다. 꽉 차면 더 바랄 일이 없어 삶이 심심해지고 말 것 같다. 동양화의 여백이 우리를 넉넉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뷔페식당에서 눈요기 실컷 하며 탈나지 않도록 조금씩 맛을 보다가 그만 배를 꽉 채우는 짓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 많은 음식들이 눈에 곱게 들어오지 않았다.

고속도로나 다리 위 또는 굴 속의 길에 갓길(shoulder)이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갓길 없이 벽이나 낭떠러지에 바로 닿아 있는 도로를 지날 때면 안정감이 없어져 누구도 편치 않게 조마조마한 운전을 하게 된다.

여백은 채워지지 않은 공간으로 넉넉히 비어있는 한마당이다.



지평선이고 수평선이다.

결코 부자랄 수 없는 사람의 넉넉하게 웃음 짓는 얼굴을 만나게 되면 참으로 부럽다. 들판처럼 시원하게 속이 탁 트인 사람으로 꽉 여미지도 꽉 채우지도 않은 여유만만한 이를 가끔 만나게 된다.

열심히 봉사했다고 얼굴 쳐들고 어떤 우대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해도 아직은 없는 듯 숨은 일꾼들을 더 많이 만난다.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모자라는 것이 아무리 많다 해도 여유롭게 살아가고 싶다.

갓길은 교통사고나 고장 차에 대비한 여백이다. 우리도 삶에 넉넉한 갓길을 만들어 마음의 안정을 삼으면 훨씬 평안한 사회를 만들 수 있겠다.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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