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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아들도 대머리가 되려나

정현숙 / LA
정현숙 / LA 

[LA중앙일보] 발행 2019/01/07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1/06 12:35

얼마 전 아들 식구가 친구 가족과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오자마자 얼마나 즐거운 여행이었는지를 이야기하며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나는 3명의 손주들의 예쁜 모습을 보면서도 자꾸 사진 속의 아들의 얼굴로 시선이 가면서 '아니, 왜 이렇게 이마가 넓어졌지. 정말 대머리가 되려나' 하고 걱정이 되었다.

20대 때 아들은 숱이 많은 검은색 머리가 아주 멋지게 어울리는 젊은이였다. "엄마, 다녀왔습니다"라며 들어오는 아들을 보면서 정말 잘생긴 아들을 두어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느 날 아들이 "엄마, 나도 아마 나중에 대머리가 되려나 봐요"라는 소리에 "아이고, 네가 왜 대머리가 돼"라고 했더니 사진을 보니까 친할아버지도 대머리셨고 외할아버지도 대머리셨고 더구나 아버지도 지금 친할아버지의 대머리와 비슷한 모습의 대머리인 것을 보면 양쪽 할아버지 누구를 닮아도 자기는 대머리가 될 것 같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런 생각은 쓸데없는 걱정 같았다. 앞으로 두 달 후면 아들은 만 50세가 된다. 초중고에 다니는 3남매의 아버지며 노부모를 등에 업고 사는 7명의 가장이다.

며칠 전 저녁을 먹다가 "엄마, 글쎄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시켰더니 나보고 시니어냐고 물어서 깜짝 놀라 아니라고 했다"고 하며 "50세에 시니어라니"라며 허허 웃는다. 아마도 벗어진 이마와 흰색이 섞인 머리를 보고 그랬나 보다.

그날 저녁 옆에 있는 남편을 쳐다보고 아들을 쳐다보니 분명 아버지의 머리와 닮아있었다. 유머가 뛰어난 아들은 "엄마 그래도 나는 외할아버지의 O자형 대머리가 아니고 친할아버지의 M자형 대머리라 좀 나을 것 같다"고 해서 식구들이 한바탕 웃었다.

남편에게는 꼭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나에게는 엄마라고 부르는 나의 아들이 대머리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이 서운하지만 뭐 어쩌랴! 우리 일곱 식구 모두 함께 넓어서 시원해 보이는 꼭 닮은 이마를 쳐다보며 행복하게 웃고 살면 그만이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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