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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수용 추세에 역행하는 교단 결정"

미국연합감리교단 특별총회 결과 (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 UMC
"사랑의 기독교, LGBT 못 품나?"
미국 동성결혼 합법화가 전환점
아시아ㆍ아프리카 회원들이 거부
북미 지역 목회자들은 반발 심해
미국 감리교인들도 LGBT 찬성


미국연합감리교단(UMC)이 동성결혼 및 성소수자 안수를 불허하기로 하면서 반발 및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달 26일 UMC 특별 총회에서는 성소수자(LGBT) 정책 수용 여부를 두고 투표를 실시해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벌써부터 곳곳에서는 UMC의 결정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이번 결정이 교계 등에 미치는 영향과 여파 등을 알아봤다.

특별총회에서는 먼저 사전 투표가 실시됐었다.

먼저 LGBT를 정책적으로 수용하는 '하나의 교회 계획(one church plan)'은 사전 투표에서 찬성 386표, 반대 436표로 부결됐었다.



하지만,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LGBT 수용을 주장했던 대의원들은 이 안을 즉시 '소수 의견'으로 재상정시켰다.

버지니아 연회 톰 베를린 목사는 "'하나의 교회 계획'은 동성결혼을 강요하는 것도, 성경에 대한 믿음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라며 "LGBT를 거부하면 많은 목회자와 교인이 떠나고 교단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GBT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하나의 교회 계획'을 두고 24시간 동안 서명운동을 벌여 1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서명서도 들이 밀었다.

결국 다음날 재투표가 실시됐다. 오히려 결과는 전날보다 반대표가 더 많아졌다. 찬성 374표, 반대 449표로 최종 부결됐다.

특별총회에서 LGBT 수용에 찬성하는 목회자들은 끝까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결과" "기독교의 사랑으로 LGBT를 품지 못한다는 건 아이러니"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동성결혼 및 성소수자 안수를 불허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기로 것은 시대적인 흐름에 부합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비판이었다.

특별총회 직후 퓨리서치센터도 감리교의 동성결혼 수용 인식에 대한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내 감리교인들 조차 동성애 수용 인식이 높아지고 있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내 감리교인 10명 중 6명(60%)이 동성애 이슈를 수용하는데 찬성했다. 이는 2007년(51%)에 비해 동성애 수용 여론이 더 높아진 셈이다.

퓨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지난 2015년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전국적으로 합법화시킨 것이 시대적 전환점이 됐다"며 "현재 성공회, 루터교, 미국장로교(PCUSA) 등 기독교내에서도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는데 UMC는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성소수자(LGBT) 이슈를 점차 수용해나가는 사회적 인식과 달리 기독교는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내 주류개신교 인구는 14.7%로 이는 2007년(18.1%)에 비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독교계 인구는 줄어들고 교인 평균 연령마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UMC 내에서조차 이번 결정이 교단뿐 아니라 사회의 전반적인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UMC 한 관계자는 "이번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중 아프리카계 등 제3세계 목회자들이 LGBT 이슈 수용을 대거 반대한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며 "북미 지역 목회자들은 대체로 수용 여론이 높았는데 앞으로 미국 교계에선 큰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에 통과된 '전통주의적인 계획(traditional plan)'은 LGBT를 거부하는 현행 정책에서 오히려 이를 더 강화한 것이다. 진보 성향으로 치우칠 뻔 했던 UMC가 급 우회전을 하는 결과를 낳았다.

UMC 데이브 너콜스 목사(대의원)는 "아시아, 러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총회가 있는 국가에서는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합법"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성소수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똑같이 대해줄 것과 연합감리교의 장정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진보주의적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UMC 내부에서는 성소수자 안수 등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됐고 결국 지난 2016년 교단 장정을 지키지 않는 것을 반대,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주장하는 내용의 안건이 상정된다. 그 안건이 이번에 통과된 '전통주의적인 계획'의 초안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주의적인 계획안에는 기존 장정보다 더욱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있는 것이다.

너콜스 목사는 "전통주의적 계획안에는 교회법을 더 엄격하게 하고 '동성애를 행한다고 스스로 공언한 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더 많은 조항이 추가됐다"며 "동성 결혼과 성소수자 안수에 관한 처벌이 부여되고 더 빠른 추방을 실행한다"고 전했다.

전통주의적 계획에 포함된 주요 규제 내용을 살펴보면 ▶교단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감독은 징계에 처함 ▶징계 집행을 꺼릴 경우 총감독회의는 해당자에 대해 비자발적 휴가 또는 비자발적 퇴직에 관한 여부를 투표할 수 있음 ▶동성애자 안수 금지 ▶동성결혼 주례 금지 ▶두번째 위반시 성직 자격 박탈 ▶동성애 관련 조사시 해당자에 대한 소셜미디어 조사도 포함 등의 강력한 제재 조치가 포함됐다.

물론 이번에 통과된 전통주의적 계획은 추후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일부 사항들이 변경될 소지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LGBT 수용을 거부하는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총회 폐막 후 케네스 카터 의장은 후폭풍을 염두한 듯 "총회가 끝났으니 감독들은 여러 목회자 및 교인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결과에 실망감이 큰 형제들에게 더 많은 만남을 갖고 보듬어 달라"고 전했다.

한인 이민교계 목회자들도 총회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제일감리교회 정성호 목사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장정의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떠나라'는 문장은 결연한 의지로 보이기보다는 배타적인 거부로 보일 수 있다"며 "한인교회를 담임하는 이민자 소수인종으로서 한인교회들이 또 다른 불이익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염려도 된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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