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모래 알갱이도 물속 공기방울 처럼 거품 형성한다
모래 알갱이가 물속의 공기 방울처럼 모래 속에서 '거품(bubble)'을 만드는 현상이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는 알갱이 물질의 이동 매커니즘을 밝혀 산사태나 화산 활동 등 지구 물리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 건축이나 제약,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산업적으로도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컬럼비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공학과 크리스 보이스 조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래 알갱이에 의한 거품 현상을 최초로 관측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투명한 직사각형 상자에 흰 모래와 이보다 입자는 크지만 가벼운 검은 모래를 넣은 뒤 상자를 수직방향으로 흔들고 아래에서 위로 공기를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검은 모래가 흰 모래 사이로 올라가며 위로 길쭉한 "손가락(fingers)" 모양이나 "알갱이 거품(granular bubble)"을 형성했다.
이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것으로 유체 사이에서 나타나는 '레일리-테일러 불안정성'과 유사하다. R-T 불안정성은 물과 기름처럼 밀도가 다른 두 유체가 섞이지 않고 가벼운 유체가 무거운 유체를 밀어내며 상호작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모래와 같은 마른 알갱이에서는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실험에서 가벼운 모래가 무거운 모래를 뚫고 상승하며 거품 모양을 형성하는 것은 같지만 모래는 서로 섞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물.기름과는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물리적 실험과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가벼운 알갱이 입자를 관통하는 '가스 통로'가 손가락 모양과 알갱이 거품을 만들었으며, 이 통로는 가볍고 큰 알갱이 입자군(群)이 무겁고 작은 알갱이보다 통기성이 높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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