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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목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는 의존, 종속이라는 뜻을 가진 'dependency' 라는 용어가 있다.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다른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인데,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모든 종류의 기능을 다 구현하는 대신에 이미 구현되어 있는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개발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렇게 의존도가 높은 소프트웨어는 유지보수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만일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성능의 향상을 위해 입출력 부분을 조금이라도 바꾸면, 해당 기능은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개발자들은 여러 방법을 통해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곤 한다.

같은 원리가 국가간의 무역에도 적용이 되는 것일까. 고국의 반도체 산업이 고품질의 재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에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을 투자하는 대신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이것을 치졸한 보복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의존도가 높은 소프트웨어의 한계가 드러난 것 같은 아쉬움이 든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지역 교회 안에도 심각한 의존이 존재한다. 바로 교회의 여러 직분 중의 하나인 목사 개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이다. 목사라는 직분은 모든 성도가 생업을 대신하여 말씀을 연구하며 살 수 없기에 그 말씀을 연구하고 전하는 역할을 맡긴 것에 지나지않는 것이 아닌가. 그런 목사를 "우리 목사님은 말씀이 좋으시다" 라는 의미 없는 말을 앞세워 타락에 이르게 하는 책임은 오히려 그들의 약점을 모른척하고 넘어가는 지역교회의 구성원들에게 있다.



목사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형 교회를 볼 때마다 병들어 졸고 있는 덩치 큰 닭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덩치 큰 닭만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듯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지역 교회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곤 한다.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 자체에 의존하는 대신에 그것을 전하는 자의 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요즘은 '오직 말씀'이라 외치던 개혁자들의 외침을 듣기가 더욱 민망하다.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박사 / 데이터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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