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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혼돈이 깊다. 산수유 마을에 꽃놀이 간 상춘객이 확진자로 돌아왔다. 텅 빈 상가엔 마스크 파는 약국만 붐빈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 대학생들은 “○○사이버대학에 다니고 나의 성공시대 시작됐다~”는 로고송으로 처지를 푸념한다. 재택 근무 직장인들은 개학이 연기된 자녀들과 씨름하며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고, 돌아서면 밥 차리고) 한숨이다.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너나없이 품는 소망이다. 유감스럽게도 전문가들은 비관적이다. 예컨대 지난 16일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소속 닐 퍼거슨 교수팀이 내놓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선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것 뿐이다. 이 때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란 모든 사람이 외부와의 접촉, 즉 학교·직장·가사 활동을 75% 줄이는 것이다. 이를테면 일주일에 네 번 만날 걸 한번 보는 식이다. 중환자실 입원이 폭증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감염률을 낮춘다. 언제까지? 백신이 개발되거나 상당수 인류가 면역 체계를 갖출 때, 즉 ‘알 수 없는 미래’까지 말이다.

“끝을 예상하고 전략을 짜면 안 된다. 이제는 감염병 시대의 ‘뉴 노멀’을 준비해야 한다.” 대한병원협회 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이왕준 실무단장(명지병원 이사장)이 22일 페이스북에 쓴 말이다. 그는 이번 코로나19를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돌아온 문명사적 전염병”으로 규정하면서 중장기전에 알맞은 (사회)철학과 창의적 방역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 기술전문지 ‘MIT 데크놀로지 리뷰'의 기드온 리치필드 편집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17일 ‘우리는 노멀(정상)로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글에서 그는 “이것은 일시적인 혼돈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며 우리가 “팬데믹(pandemic) 상태에서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썼다.



일상이 돌아오지 않을 때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 일단 산업적 변화는 불가피할 테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각광 받은 관광업이 구시대 ‘굴뚝 산업’ 신세가 될지 모른다. 영화계의 극장 개봉 공식은 이미 깨지기 시작됐다. 홈 트레이닝 등 ‘방구석 산업’은 1인 가구와 함께 성장해 갈 것이다. 식당 서비스 대신 배달과 밀키트(손질만 하면 되는 가정간편식)도 늘 것이다. 양육의 새로운 구도, 일과 생활의 재편, 소득과 소비의 재조정 등 각자에게 닥칠 파고는 높고 불길하다. 이 파고에 가장 먼저 노출될 취약계층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도 과제다. ‘뉴 노멀’을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강혜란 / 한국중앙일보 대중문화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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