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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라도 먹어야…" 한인 시니어 약복용 실태

연말기획: 한인사회 소외된 노년의 삶(6)
매일 아침 알약 6개 기본
병원·약국 습관적 방문
자가 처방으로 부작용도

메디케어와 메디캘도 녹슨 몸을 새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병원과 약국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에게 어떤 약을 얼마나 복용하고 있는지 물었다. 어르신들은 약이라도 먹어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혈압·당뇨.콜레스테롤…약 6알은 기본

매일 아침 다양한 약을 입안에 털어 넣는 것은 어르신들의 일상이었다.

78세 김명옥(가명) 할머니는 매일 아침 당뇨약 콜레스테롤약 10ml 혈압약을 비롯해 각종 칼슘과 비타민 오메가3를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메가3와 비타민D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을 나머지 비타민은 모두 코스트코에서 구매한다. 김 할머니는 "혹여나 약 챙기는 것을 깜박할까봐 부엌 서랍에 약을 넣어뒀다"고 말했다. 아침밥을 먹고 설거지를 한 뒤 약을 챙겨먹는 것이 할머니의 아침 일과다. 할머니는 매일 남편의 약도 챙겨야 한다. 남편은 혈압약 전립선약 장염약 비타민 오메가3를 매일 복용한다. "남편은 약 먹는 것을 귀찮게 여겨. 꼭 챙겨 줘야 해. 약을 안 먹으면 큰일 나니까 잊지 않고 챙기지…."

86세 백성용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로 당뇨약 전립선약 각종 비타민 아스피린 82ml를 매일 복용한다. 당뇨약은 아침 저녁으로 하루 2회 나머지 약들은 아침에만 먹는다. 백 할아버지는 "만성 소화불량이 있어 밥은 적게 먹는데 약 만큼은 꼭 챙겨먹는다"면서 "혈압약이나 당뇨약 콜레스테롤약은 노인이라면 기본적으로 다 먹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습관처럼 병원·약국 찾는 어르신들

병원에서 만난 70대 박 할머니는 바퀴 달린 지팡이를 끌고 약국으로 가는 중이었다. 할머니는 수요일마다 약을 처방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고 했다. 고혈압인 할머니는 "이미 혈압약이 집에 있지만 갑자기 속이 더부룩해 위장약을 처방받으러 왔다"고 밝혔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아프다는 할머니는 병원에 와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어제는 여기가 아프고 오늘은 저기가 아프고 그래.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병원에 가는 편이 훨씬 나아."

병원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박모씨는 어르신들이 워낙 병원에 자주 와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도 꽤 많다고 전했다. 박씨는 평소에도 어르신들로 붐비는 병원이지만 월요일과 목요일은 특히 더 심하다면서 "병원에 오지 않아서 아파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밝혔다. 어르신들은 녹슨 몸에 기름을 덧칠하듯 약을 계속 찾고 있었다.

▶마음대로 약 끊는 경우도 많아 위험

병원이나 약국의 지시 없이 스스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71세 차종태(가명) 할아버지는 "노인들이 모이기만 하면 '무슨 약이 좋다더라'면서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데 다 부질 없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3개월 전 관절염과 고혈압으로 약을 처방받았으나 지금은 복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꾸준히 약을 먹었더니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무릎은 약을 먹어도 여전히 아팠기 때문이다.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S약국에 근무하는 한 약사는 "어르신들이 자체적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처방을 따르지 않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뇌혈관이 터지거나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리바운드 현상'이 일어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르신들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정부나 보험회사들은 약물복용 중단시 발생하는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어르신들의 약물 복용 관리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인아 기자 jung.in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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