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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평범하고 단순한 진리

기독교인들은 부활절을 맞기 전 여섯 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사순절 이라 명하고 자성하는 기간으로 삼아오고 있다. 스스로를 살펴보는 일은 언제고 필요한 내용이지만 이 간은 특별히 피조물된 입장에서의 성찰이다.

최근 우연히 연세 지긋한 동, 서양의 학자 두분이 같은 해인 2018년에 각자의 삶을 조명하여 쓴 두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하나는 “백세를 살아보니”라는 책으로 고려대 철학교수였던 김형석 교수가 한 세기를 산 인생 회고를 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잘 알려진 미국의 교육자이자 저자인 파커 제이 파머가 80세의 나이에 이르러 모든 것의 끝자락에서라는 의미로 “ On the Brink of Everything”의 제목으로 출간한 저서다.

두 저자는 인생의 참 의미와 앞으로 남은 시간을 헤아리는 자세에 있어 몇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즉 영혼을 존중하고 나누는 삶, 남은 시간을 헤아리고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인생의 도상에서 경험하는 아픔의 상처들을 치유하게 돕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쓴 시 가운데도, “내가 만일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부서지지 않게 지켜줄 수 있다면, 내 인생은 헛되지 않다”고 시작하는 시가 있다. 인생의 의미와 행복, 자족, 그리고 지속적인 건실함은 뜻밖에도 간단하고 단순한 깨달음에 있다는 진리가 새삼스럽다. 그런데도 이것을 어렵게 하는 상황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우리는 이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갖게 된 우리의 신념에 의해 처음부터 당연하게 그리고 쉽게 속아온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부분의 인생이 행복하지 않고, 불만족스러운 이유는 대체로 인생에 대한 이해, 그리고 어떤 인생이어야 된다는 것에 대한 공유된 생각이 거짓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철들기 전부터 남보다 우수해야 하고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성취해서 빛나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하고 경쟁에서 승자가 되는 것이 성공이라고 당연히 믿고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죽을 때까지 비교와 경쟁, 그리고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오르기 위한 경주의 연속이다.

누가 우리에게 그렇게 살라고 가르쳤을까? 그것은 결코 인간을 창조하신 조물주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기대하는 내용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이세상에서 주장하고 요구하는 내용이고 그에 부응하며 가는 우리의 일상은 힘겹고, 스트레스를 받고, 쉼이 없는 삶이다.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기 위해 자신들을 경계시키며 사는 신앙인의 공동체 가운데 하나로 아미쉬 마을이 있다. 아미쉬들은 공교육을 받는 기간을 8년으로 제한하는데 그 이유가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자신을 중시하는 태도가 생겨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똑 같은 교과서는 성경이다. 농업위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농장의 크기를 100에이커 이하로 소유해서 말과 이웃의 노동력으로만 가능한 농장으로 지키며 산다. 그 이상이 되면 트랙터 등의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안되도록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농토를 정성껏 가꾸고 이웃과의 친밀함과 형제애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그들의 보험은 곧 다른 사람들과 상부상조하는 관계 자체여서 그들이 아프거나 재해를 겪거나 사고를 당할 때 서로 자진하여 보태고 도와서 문제를 해결한다.
자녀들은 자란 후에도 가까이에 산다. 매사를 간결하고 검소하게 하고, 시장에서 사는 게 적을수록 더 나은 삶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단순한 삶을 목표하기 때문에 휴가를 가기 위해 무리해서 시간을 절약할 필요가 없으며 하는 일과 재미있는 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거룩한 삶과 일상이 따로 분리될 필요가 없다. 평범한 일상이 곧 신앙을 실천하는 장이어서 삶 자체가 신앙생활이다.

비록 우리는 아미쉬 사회와는 매우 다르게, 기술이 발달한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부질없는 욕심과 허영을 분별하여 삼가하고, 대신 불변의 진리와 남은 날을 헤아리며 사는 지혜를 추구하며 산다면 한층 평안하고 고상한 인상을 지닌 인생이 될 것이다. 진리는 평범하고 단순한 데서 찿아진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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