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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 세계 엿보기] (33) 잃는 것과 희망하는 것

"한 알의 밀알에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성경 말씀이 있다. 하나를 내어줌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도 그것이 가능할까?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딸 때 받은 질문이 있었다. ‘(죽음에 이르렀을 때) 장기를 기증할 것인가?’였다. 그러겠다고 하자 기증자(Donor)라는 단어가 운전면허증에 적혀 있었다. 한 명의 생명이 끝나는 순간에,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의 생명이 연장 되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안타까운 죽음을 자주 보게 된다. 한번은 20대 후반의 젊은 남자가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서 병원에 실려왔다. 환자는 의식이 없었고, 산소호흡기를 사용해 생명이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환자의 뇌 활동이 멈추자, 갈등하던 아버지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이런 경우를 다루는 곳이 Gift of Hope이다. 장기기증이 곧 ‘희망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KCDC)에서 장기와 장기기증 그리고 장기이식에 관한 지식을 빌려왔다.

장기(Organ)는 "사람의 내장, 그 밖에 손실되거나 정지된 기능회복을 위하여 이식이 필요한 조직"으로써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소장, 췌도, 안구, 골수, 말초혈, 손•팔, 발•다리 등’이 해당된다. 장기기증은 "다른 사람의 장기 등의 기능회복을 위하여 대가 없이 자신의 특정한 장기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장기기증은 3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뇌사기증은 뇌혈관질환•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뇌사자의 장기를 가족 또는 유족의 신청에 의하여 기증. 둘째, 사후기증은 사망한 후 안구(안구)기증. 셋째, 살아 있는 자 간 기증은 부부•직계존비속 • 형제자매 • 4촌 이내의 친족간 • 타인간의 살아있는 자간 장기 기증 등이다.



장기이식은 “환자의 장기가 망가져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기존의 치료법으로 회복이 어려워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각종 말기질환 환자의 장기를 건강한 다른 사람의 장기로 대체•이식하여 그 기능을 회복시키는 의료행위로써 새 생명을 얻게 하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되면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환자가 장기기증 기관으로 옮겨지기 전에 환자의 가족, 지인들, 의료팀들, 채플린, 그리고 기관 관계자가 모여 의식을 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환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추억을 이야기 한다. 환자에게 담요를 덮어주며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들을 통해 당신은 기억될 것이다”는 말을 한다. 지켜보며 느낀 것은 ‘생명의 존엄성’, ‘베풀고 떠나는 이의 존엄함’, ‘죽지만 베풂으로 다시 살아남'을 깨달았다. 일년에 한번 이들을 기념하는 감사의 예식에서 사용된 시를 소개하고 싶다.

나를 기억하기 위하여 -로버트 N. 테스트

내 시력을 주세요. 일출이나 아기의 얼굴 또는 여자의 눈에 담긴 사랑을 결코 본 적이 없는 남자에게.
내 심장을 주세요. 자신의 심장이 날마다 끝없는 고통을 겪은 사람에게.
내 피를 주세요. 차의 잔해로부터 끌어내어진 10대들에게. 그래서 그가 그의 손자가 노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살게 해주세요.
나의 신장을 주세요. 매주 존재하기 위해 기계에 의존하는 사람에게.
내 몸에 있는 뼈, 모든 근육, 모든 섬유질과 신경을 취하세요. 그래서 걷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가 걸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묻어야 한다면 그것은 내 잘못, 나의 약점, 그리고 내 동료에 대한 모든 편견이 되게 하세요.
나의 죄를 악마에게 주세요.
내 영혼을 하나님께 드리세요.
우연히, 당신이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친절한 행동이나 말로 하세요. 내가 부탁한 모든 것을 하면 나는 영원히 살 거예요. [목사•콘델병원 채플린]



최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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